아시아나-대한항공, 기내식 놓고 ‘신경전’

[앵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국내 양대 항공사가 요즘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나의 이번 기내식 부족 사태 속에서 두 회사 사이에 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는데요.

자세한 내막을 김나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88년 취항을 시작한 아시아나 항공의 첫 기내식 업체는 대한항공이었습니다.

[기내식 담당 직원 : "꼬리곰탕 같은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서비스하니까 승객들이 많이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식을 납품받은 6년여 간,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아시아나에 근무했던 직원은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과 기내식에서 나온 이물질 문제가 수차례 제기됐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업에 직접 뛰어들며 두 항공사간의 별다른 '기내식 인연'은 없었는데, 꺼진 불씨를 어제 박삼구 회장이 다시 키웠습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어제 : "죄송스럽게도 (대한항공의) 협조를 못 받았습니다. 제가 항공산업을 하지만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대한항공은 책임을 덮어씌우려 한다며 발끈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석 달 전 아시아나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지만, 당시엔 협조가 어렵다고 판단해 거절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커지는 걸 보면서, 박삼구 회장의 기자회견 하루 전인 그제(3일), 조회장의 직접 지시로 기내식 지원 의사를 다시 전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정작 아시아나항공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안정화 단계에 있다"며 오늘(4일)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아시아나가 도와달라고 했을 때 대한항공이 도와줬다면, 이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제(3일) 대한항공이 도와준다 했을때 아시아나가 바로 응했다면 승객들이 불편한 기간은 하루 이틀 더 짧아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국토부는 아시아나의 소비자 배상 계획을 조사해, 부적절한 경우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