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급류’ 범람했던 日…‘사망자 65명 VS 0명’ 차이는?

입력 2020.08.04 (10:45) 수정 2020.08.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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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에 앞서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일본에선 물살이 빠르고 거세다고 해서 이른바 '3대 급류'로 불리는 강 2곳이 범람했습니다.

한쪽에선 무려 65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반면에 다른 지역에선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차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준교수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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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급류’ 범람했던 日…‘사망자 65명 VS 0명’ 차이는?
    • 입력 2020-08-04 10:49:04
    • 수정2020-08-04 11:04:46
    지구촌뉴스
[앵커]

우리에 앞서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일본에선 물살이 빠르고 거세다고 해서 이른바 '3대 급류'로 불리는 강 2곳이 범람했습니다.

한쪽에선 무려 65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반면에 다른 지역에선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차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준교수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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