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수두룩한데 ‘시골’?…부실한 ‘귀촌 통계’

입력 2020.10.28 (07:43) 수정 2020.10.30 (11: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 간 인구를 파악하는 '귀촌 통계'가 있는데요.

이 통계가 엉터리로 집계돼 실효성 없는 귀촌 지원 대책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KTX 천안아산역이 있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입니다.

반경 1km 안에 대형 마트 2곳과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습니다.

충남 지역 30층 이상 고층 건물의 90%가 이곳과 인근 천안에 몰려있는 번화한 도심지입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곳은 행정 통계상 농촌입니다.

다른 도시에서 1년 이상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오면 '귀촌인'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정종천/직장인 : "읍으로 부르니까 이게 시골로 보이는 거지 막상 와보면은 시골이 아니거든요. 여기가."]

주민 대다수의 생활도 농촌 전원생활과는 거리가 멉니다.

[김금희/충남 아산시 배방읍 : "교통편이 편리하고 그래서 (주변에) 서울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계산된 귀촌인구는 지난해 아산에서 만 2천여 명, 전국적으로는 44만여 명입니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각종 귀촌인 지원책이 쏟아지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영농 기술을 교육하고 있는 버섯 재배 농가입니다.

아산에는 이런 귀농·귀촌 지원 사업이 10가지가 넘는데요.

신청자는 20명가량에 그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와 통계청은 인구이동 현황 등 행정자료로 귀촌 통계를 만들기 때문에 현실과 차이가 있다며, 법적으로 읍과 면은 시골로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통계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 지역은 농촌으로는 아니다'라고 정의가 내려진다면 (되는데) 현재로서는 작업을 할 만한 기준이 별도로 없어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통계로 실효성 없는 정책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빌딩 수두룩한데 ‘시골’?…부실한 ‘귀촌 통계’
    • 입력 2020-10-28 07:43:58
    • 수정2020-10-30 11:33:36
    뉴스광장
[앵커]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 간 인구를 파악하는 '귀촌 통계'가 있는데요.

이 통계가 엉터리로 집계돼 실효성 없는 귀촌 지원 대책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KTX 천안아산역이 있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입니다.

반경 1km 안에 대형 마트 2곳과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습니다.

충남 지역 30층 이상 고층 건물의 90%가 이곳과 인근 천안에 몰려있는 번화한 도심지입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곳은 행정 통계상 농촌입니다.

다른 도시에서 1년 이상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오면 '귀촌인'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정종천/직장인 : "읍으로 부르니까 이게 시골로 보이는 거지 막상 와보면은 시골이 아니거든요. 여기가."]

주민 대다수의 생활도 농촌 전원생활과는 거리가 멉니다.

[김금희/충남 아산시 배방읍 : "교통편이 편리하고 그래서 (주변에) 서울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계산된 귀촌인구는 지난해 아산에서 만 2천여 명, 전국적으로는 44만여 명입니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각종 귀촌인 지원책이 쏟아지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영농 기술을 교육하고 있는 버섯 재배 농가입니다.

아산에는 이런 귀농·귀촌 지원 사업이 10가지가 넘는데요.

신청자는 20명가량에 그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와 통계청은 인구이동 현황 등 행정자료로 귀촌 통계를 만들기 때문에 현실과 차이가 있다며, 법적으로 읍과 면은 시골로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통계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 지역은 농촌으로는 아니다'라고 정의가 내려진다면 (되는데) 현재로서는 작업을 할 만한 기준이 별도로 없어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통계로 실효성 없는 정책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