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구조에 층층이 쌓은 물품…왜 불에 취약한가

입력 2021.06.19 (06:40) 수정 2021.06.19 (07: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고 트여 있는데다가 층층이 물품을 쌓아놔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공민경 기자가 화재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현갑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탁 트인 구조에 층층이 쌓은 물품…왜 불에 취약한가
    • 입력 2021-06-19 06:40:20
    • 수정2021-06-19 07:07:53
    뉴스광장 1부
[앵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고 트여 있는데다가 층층이 물품을 쌓아놔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공민경 기자가 화재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현갑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