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례없는 금속 유물 발굴…누가, 왜 묻었나?

입력 2021.06.29 (21:20) 수정 2021.06.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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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이번 발굴조사의 실무를 맡은 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에게 발굴 전후 과정,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유물이 나온 곳이 종로 탑골공원 옆, 서울 도심 한복판입니다.

다른 발굴 작업을 하다 우연히 찾은 건가요?

[답변]

작년 2020년 3월부터 발굴조사를 했고요.

서울 종로 주변에는 떡시루처럼 문화재가 6겹, 5겹, 짧으면 3겹까지 돼 있습니다.

저희 현장 같은 경우에도 가장 위에 19세기층을 조사를 하고 그 다음 18세기층, 17세기층, 이번에 금속 유물이 나온 곳은 16세기층입니다.

[앵커]

그동안 발굴 현장을 많이 다녀보셨을텐데, 이렇게 금속 유물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경우는 드문 것 아닌가요?

[답변]

금속유물이 나온 예들은 좀 있습니다.

16세기, 17세기층에서는 집에서 쓰던 그릇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묻어놓고 거울도 묻어놓고 간 예가 있는데요.

이렇게 면면이 중요한 유물들이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입니다.

[앵커]

이번 발굴에서 특이한 점이 금속활자 1,600점 넘게 깨진 항아리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누가, 왜 이것들을 항아리에 담았는지가 궁금한데요?

[답변]

저희도 의문점 중 하나인데요.

가장 확실한 것 하나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묻어두고 갔다는 겁니다.

고고학 용어로는 '매납유구'라고 하는데요.

의도적으로 묻어놓고 이것을 감춰두기 위해서, 다른 말로 '퇴장유적', '교장유적'이라고도 하는데.

묻어놓고 갔다는 것이고, 묻어놓은 사람들이 다시 이 유물을 찾지 못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는.

[앵커]

유물이 발견된 곳이 일반 민가의 창고로 추정이 된다는데 어떤 의도로 묻었다고 추측할 수 있을까요?

[답변]

저희가 조선 전기 기록을 다 뒤져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발굴된 곳에서는 특별한 것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앞으로도 저희 연구과제 중 하나로 생각하고 계속 찾고 있습니다.

[앵커]

발굴된 유물들은 모두 구리로 만들어졌거든요.

당시 구리가 귀한 금속 아니었나요?

[답변]

조선 전기 활자가 잘 남아 있는 예가 없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구리가 귀하기 때문에 이전 시대에 만들었던 구리를 다시 녹여서 활자를 만들기 때문에 조선 전기 금속활자가 귀하고요.

그래서 이번에 저희 현장에서 나온 금속활자들도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근처 다른 곳에서도 이런 유물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서울 도심에는 개발할 곳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얘기는 발굴할 곳도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거든요.

앞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성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오늘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영상편집: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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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9 21:20:37
    • 수정2021-06-29 22: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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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발굴조사의 실무를 맡은 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에게 발굴 전후 과정,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유물이 나온 곳이 종로 탑골공원 옆, 서울 도심 한복판입니다.

다른 발굴 작업을 하다 우연히 찾은 건가요?

[답변]

작년 2020년 3월부터 발굴조사를 했고요.

서울 종로 주변에는 떡시루처럼 문화재가 6겹, 5겹, 짧으면 3겹까지 돼 있습니다.

저희 현장 같은 경우에도 가장 위에 19세기층을 조사를 하고 그 다음 18세기층, 17세기층, 이번에 금속 유물이 나온 곳은 16세기층입니다.

[앵커]

그동안 발굴 현장을 많이 다녀보셨을텐데, 이렇게 금속 유물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경우는 드문 것 아닌가요?

[답변]

금속유물이 나온 예들은 좀 있습니다.

16세기, 17세기층에서는 집에서 쓰던 그릇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묻어놓고 거울도 묻어놓고 간 예가 있는데요.

이렇게 면면이 중요한 유물들이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입니다.

[앵커]

이번 발굴에서 특이한 점이 금속활자 1,600점 넘게 깨진 항아리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누가, 왜 이것들을 항아리에 담았는지가 궁금한데요?

[답변]

저희도 의문점 중 하나인데요.

가장 확실한 것 하나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묻어두고 갔다는 겁니다.

고고학 용어로는 '매납유구'라고 하는데요.

의도적으로 묻어놓고 이것을 감춰두기 위해서, 다른 말로 '퇴장유적', '교장유적'이라고도 하는데.

묻어놓고 갔다는 것이고, 묻어놓은 사람들이 다시 이 유물을 찾지 못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는.

[앵커]

유물이 발견된 곳이 일반 민가의 창고로 추정이 된다는데 어떤 의도로 묻었다고 추측할 수 있을까요?

[답변]

저희가 조선 전기 기록을 다 뒤져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발굴된 곳에서는 특별한 것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앞으로도 저희 연구과제 중 하나로 생각하고 계속 찾고 있습니다.

[앵커]

발굴된 유물들은 모두 구리로 만들어졌거든요.

당시 구리가 귀한 금속 아니었나요?

[답변]

조선 전기 활자가 잘 남아 있는 예가 없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구리가 귀하기 때문에 이전 시대에 만들었던 구리를 다시 녹여서 활자를 만들기 때문에 조선 전기 금속활자가 귀하고요.

그래서 이번에 저희 현장에서 나온 금속활자들도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근처 다른 곳에서도 이런 유물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서울 도심에는 개발할 곳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얘기는 발굴할 곳도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거든요.

앞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성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오늘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영상편집: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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