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열린 사장 생일 파티…크레인·직원 동원

입력 2022.08.22 (21:13) 수정 2022.08.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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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은 쓰러질 위기에 처해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13년 만에 매각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만들고 있는 배 안에서 아침 7시에 사장의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새벽부터 만든 음식을 옮기느라 조선소 크레인까지 동원됐습니다.

박지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랑하는 사장님. 생일 축하합니다!"]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촛불을 끄는 한 남성.

대우조선해양 산하 기업인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의 대표이사입니다.

평소 업무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앞서 아침 7시에 시작된 이 생일파티는 지난달 말 이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선박의 선실 식당에서 열렸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배에서 직원들은 행사를 위해 땡볕에 달궈진 배 안을 수일간 청소했고, 행사 전날에는 담당이 아닌 부서원들까지 투입됐습니다.

당일 파티 음식을 18미터 높이의 행사장으로 옮기기 위해 조선소 크레인도 동원됐습니다.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한 회사 급식 업체 직원들은 현장에서 생일 축하 카드를 읽었습니다.

[급식업체 직원/음성변조 : "행복하고 아름다운 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오. 또 있잖아.)"]

직원들은 회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대한조선 직원/음성변조 : "회사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직원들이 다들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선상에서 생일 파티를 준비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매일 현장점검을 하는 대표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생산부서장들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사자인 대표이사는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며 사과했습니다.

[정대성/대한조선 대표이사 :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 가지고 이런 행동은 부적절하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다음부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적자금으로 버티다 13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대한조선은 이번 주 최종 매각을 앞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 신한비/영상편집:유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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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7시에 열린 사장 생일 파티…크레인·직원 동원
    • 입력 2022-08-22 21:13:39
    • 수정2022-08-22 21:49:15
    뉴스 9
[앵커]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은 쓰러질 위기에 처해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13년 만에 매각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만들고 있는 배 안에서 아침 7시에 사장의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새벽부터 만든 음식을 옮기느라 조선소 크레인까지 동원됐습니다.

박지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랑하는 사장님. 생일 축하합니다!"]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촛불을 끄는 한 남성.

대우조선해양 산하 기업인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의 대표이사입니다.

평소 업무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앞서 아침 7시에 시작된 이 생일파티는 지난달 말 이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선박의 선실 식당에서 열렸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배에서 직원들은 행사를 위해 땡볕에 달궈진 배 안을 수일간 청소했고, 행사 전날에는 담당이 아닌 부서원들까지 투입됐습니다.

당일 파티 음식을 18미터 높이의 행사장으로 옮기기 위해 조선소 크레인도 동원됐습니다.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한 회사 급식 업체 직원들은 현장에서 생일 축하 카드를 읽었습니다.

[급식업체 직원/음성변조 : "행복하고 아름다운 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오. 또 있잖아.)"]

직원들은 회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대한조선 직원/음성변조 : "회사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직원들이 다들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선상에서 생일 파티를 준비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매일 현장점검을 하는 대표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생산부서장들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사자인 대표이사는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며 사과했습니다.

[정대성/대한조선 대표이사 :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 가지고 이런 행동은 부적절하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다음부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적자금으로 버티다 13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대한조선은 이번 주 최종 매각을 앞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 신한비/영상편집:유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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