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받은 동메달 전상균 “감독님, 소주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입력 2024.08.10 (21:11) 수정 2024.08.1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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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림픽이 끝나고 12년 만에 뒤늦게 메달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했던 역도 전상균 씨가 당시 3위였던 러시아 선수의 약물 복용이 드러나며 동메달을 되찾았는데요.

올림픽 메달을 받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허솔지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메달 후보로 꼽혔던 전상균은 런던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3차 시기까지 동메달이 가능한 무게에 도전했지만 결국, 4위에 머물렀고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러시아 선수가 3위로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바라만 봐야 했던 올림픽 시상대가 전상균에게 다시 허락된 건 지난 3월 러시아 선수의 도핑 적발로 뒤늦게 진짜 동메달리스트가 가려진 겁니다.

선수 은퇴 후 역도팀 감독, 팀 해체 후 조폐공사 일반 직원으로, 또 역도 유망주의 아버지가 될 때까지 무려 12년의 시간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만큼 감정도 무뎌진 듯 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올림픽 대회 메달만 없었거든요. 모르겠습니다. 파리 현지를 가봐야 다시 감정이 새록새록 생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축제의 현장에서 이름이 불리고.

["브론즈 메달, 전상균!!"]

뜨거운 축하 속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자 전상균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기분이 너무 너무 좋습니다. 자축은 파리 관광으로 하겠습니다!"]

기쁨이 밀려오자 떠오른 한 사람, 2년 전 세상을 떠난 고 이형근 대표팀 감독이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살아계셨으면…. 많이 좋아하셨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감독님, 소주 한잔하러 가시죠."]

런던에서 파리까지, 무려 12년의 시간이 흘러도 올림픽 메달은 주인을 찾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공정한 경쟁을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촬영기자:한상윤 최진영/영상편집: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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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만에 받은 동메달 전상균 “감독님, 소주 한 잔 하고 싶습니다”
    • 입력 2024-08-10 21:11:15
    • 수정2024-08-10 21: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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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림픽이 끝나고 12년 만에 뒤늦게 메달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했던 역도 전상균 씨가 당시 3위였던 러시아 선수의 약물 복용이 드러나며 동메달을 되찾았는데요.

올림픽 메달을 받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허솔지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메달 후보로 꼽혔던 전상균은 런던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3차 시기까지 동메달이 가능한 무게에 도전했지만 결국, 4위에 머물렀고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러시아 선수가 3위로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바라만 봐야 했던 올림픽 시상대가 전상균에게 다시 허락된 건 지난 3월 러시아 선수의 도핑 적발로 뒤늦게 진짜 동메달리스트가 가려진 겁니다.

선수 은퇴 후 역도팀 감독, 팀 해체 후 조폐공사 일반 직원으로, 또 역도 유망주의 아버지가 될 때까지 무려 12년의 시간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만큼 감정도 무뎌진 듯 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올림픽 대회 메달만 없었거든요. 모르겠습니다. 파리 현지를 가봐야 다시 감정이 새록새록 생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축제의 현장에서 이름이 불리고.

["브론즈 메달, 전상균!!"]

뜨거운 축하 속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자 전상균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기분이 너무 너무 좋습니다. 자축은 파리 관광으로 하겠습니다!"]

기쁨이 밀려오자 떠오른 한 사람, 2년 전 세상을 떠난 고 이형근 대표팀 감독이었습니다.

[전상균/전 역도 국가대표 : "살아계셨으면…. 많이 좋아하셨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감독님, 소주 한잔하러 가시죠."]

런던에서 파리까지, 무려 12년의 시간이 흘러도 올림픽 메달은 주인을 찾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공정한 경쟁을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촬영기자:한상윤 최진영/영상편집: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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