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러시아 쿠르스크에 병력 증파…핵사용 위협 카드 다시 꺼낸 이유는?

입력 2024.09.30 (15:21) 수정 2024.09.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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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7개월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하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최근 다시 핵무기 위협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국방연구원 두진호 국제전략연구실장 모시고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서방의 시각도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러시아도 쿠르스크에 증원 병력을 투입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데, 현재 전황 어떻게 평가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침공 초기 약 1,200㎢ 상당의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는 등 단기간에 의미 있는 군사적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적 과감성을 보여준 뒤 유럽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결의안을 채택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약 10조가 넘는 군사 지원안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 4만 명의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축선에 투입되는 등 러시아군도 쿠르스크 영토 탈환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축선에서 공세를 강화해 작전적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점령도 임박한 모습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진격 이후에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서방은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로서도 전세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인데, 서방에서 미사일 사거리 연장 승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를 기습 침공한 이유는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를 견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스톰섀도, 에이태큼스(ATACMS) 등 서방이 지원하는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쿠르스크 진격 이후 민주주의 진영의 여론이 움직이면서, 미국과 영국 외교당국이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를 위한 전향적 합의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계기를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있었죠.

하지만 서방 정보 당국은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해도 전쟁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작고, 오히려 러시아의 강력한 보복만 촉발할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정상회담에선 러시아의 ‘핵 확전’ 경고 등 정치·군사적 파장을 고려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전쟁 피로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또다시 핵무기 사용 위협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번엔 핵 억제 정책서도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위협이라고 해도 심상치 않은 함의가 있다고 보이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답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억제에 관한 러시아연방 정책서" 개정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기존 러시아 핵 억제 정책서는 ‘적의 핵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핵보유국이 아닌 국가가 핵을 보유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공적’으로 특정한 것입니다.

나아가 드론 및 미사일 등에 의한 러시아 본토 공격도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 허용 가능성을 겨냥한 것입니다.

[앵커]

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끝낼 '승리계획'을 마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출구 전략, 다시 말해 전쟁을 끝내는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향후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조건들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변]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반격을 통해 러시아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일부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쟁 방식에 무게가 실립니다.

즉,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영토 회복을 추구하되, 부분적인 군사적 성과를 바탕으로 서방의 지원과 지지를 지속 견인한다는 계획인 것이죠.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무장화는 물론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는 정치적 선언을 헌법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철군 없이 평화 협상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 여건은 여전히 성숙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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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30 15:21:21
    • 수정2024-09-30 15: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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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7개월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하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최근 다시 핵무기 위협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국방연구원 두진호 국제전략연구실장 모시고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서방의 시각도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러시아도 쿠르스크에 증원 병력을 투입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데, 현재 전황 어떻게 평가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침공 초기 약 1,200㎢ 상당의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는 등 단기간에 의미 있는 군사적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적 과감성을 보여준 뒤 유럽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결의안을 채택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약 10조가 넘는 군사 지원안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 4만 명의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축선에 투입되는 등 러시아군도 쿠르스크 영토 탈환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축선에서 공세를 강화해 작전적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점령도 임박한 모습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진격 이후에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서방은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로서도 전세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인데, 서방에서 미사일 사거리 연장 승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를 기습 침공한 이유는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를 견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스톰섀도, 에이태큼스(ATACMS) 등 서방이 지원하는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쿠르스크 진격 이후 민주주의 진영의 여론이 움직이면서, 미국과 영국 외교당국이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를 위한 전향적 합의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계기를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있었죠.

하지만 서방 정보 당국은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해도 전쟁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작고, 오히려 러시아의 강력한 보복만 촉발할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정상회담에선 러시아의 ‘핵 확전’ 경고 등 정치·군사적 파장을 고려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전쟁 피로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또다시 핵무기 사용 위협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번엔 핵 억제 정책서도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위협이라고 해도 심상치 않은 함의가 있다고 보이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답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억제에 관한 러시아연방 정책서" 개정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기존 러시아 핵 억제 정책서는 ‘적의 핵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핵보유국이 아닌 국가가 핵을 보유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공적’으로 특정한 것입니다.

나아가 드론 및 미사일 등에 의한 러시아 본토 공격도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 허용 가능성을 겨냥한 것입니다.

[앵커]

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끝낼 '승리계획'을 마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출구 전략, 다시 말해 전쟁을 끝내는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향후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조건들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변]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반격을 통해 러시아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일부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쟁 방식에 무게가 실립니다.

즉,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영토 회복을 추구하되, 부분적인 군사적 성과를 바탕으로 서방의 지원과 지지를 지속 견인한다는 계획인 것이죠.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무장화는 물론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는 정치적 선언을 헌법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철군 없이 평화 협상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 여건은 여전히 성숙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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