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1000일…전환점 진입

입력 2024.11.18 (15:25) 수정 2024.11.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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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00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러시아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 20퍼센트를 장악한 상태인데요.

여기에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종전 협상을 염두에 둔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월드이슈에서 국제부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 전황부터 살펴보죠.

양측 모두 드론을 동원한 공중전과 치열한 지상전을 병행하면서 전투가 격화되는 양상인데요.

러시아가 북한군을 투입한 이후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 게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최전선에서 대규모 북한군이 포착된 적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군 투입에 따른 전황 변화를 가늠하긴 현재로선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조금 전 안다영 특파원의 보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북한군의 파병에 대응해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 주고 러시아 서부 주요 지역 타격이 가능해진다면 전쟁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러시아가 모든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크라이나가 국면전환을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 일부를 전격 점령한 것이 지난 8월인데요.

장악지역이 당초 천여 제곱킬로미터에서 지금은 600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러시아군은 8월 이후 동부전선에서 점령지를 천2백 제곱킬로미터 더 늘렸습니다.

[앵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조기 종전을 언급한 바 있고, 추가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는데요.

현재 상황으로는 종전 협상 추진 가능성과 별개로 전투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종전 협상에 대비해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종전 협상이 추진된다면 휴전 시점의 점령지를 기준으로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일진일퇴의 소모전을 대비해 신규 병력을 충원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미국으로부터 받은 신형 에이태큼스, 즉 육군 전술유도탄 시스템의 미사일에는 여러 개의 자탄이 들어가고 이 탄두들이 낙하단계에서 흘뿌려지면서 일정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의 러시아 공군기지를 공격할 때 에이태큼스로 공격해 러시아 피해가 막대했는데,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사거리를 늘리지 못하도록 해왔습니다.

그런데 사거리 제한이 풀리게 되는 만큼 전쟁의 양상도 바뀔 수 있게 됐다고 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종전 협상 추진 전후로 전투는 더 격렬해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20퍼센트가량 내준 상태에서 전쟁을 끝낸다면, 침략당한 국가의 영토주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나쁜 사례가 될 텐데요.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한마디로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진 않겠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주에 "젤렌스키가 용돈을 잃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면서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막대한 지원 가운데 일부가 부패사슬로 흘러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강력한 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나토 가입에 대해선 유럽 국가들도 껄끄러워하는 상황인데요.

그래서일까요?

우크라이나의 핵무장 가능성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는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이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갖거나 어떤 형태의 동맹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발언하면서 파문이 불거졌었는데요.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장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지난 1994년 체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했지만, 그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상탭니다.

지금 보시고 있는 화면은 지난 2008년 KBS가 취재한 우크라이나 삐에르보마이스크에 있는 ICBM 기지의 모습입니다.

1단 추진체와 핵탄두가 제거된 상태의 ICBM을 보실 수 있는데요.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는 천8백 기의 핵무기가 있었는데 여기에만 86기의 핵미사일이 있었습니다.

TEL이라고 하는 이동발사 차량도 있는데, 취재 당시 무엇보다 지하에서 발사하는, 이른바 '사일로' 방식의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수 방탄 엘리베이터로 지하 300미터를 내려갔더니 넓은 공간의 제어실 등이 나타났습니다.

층층이 12개의 벙커가 있고 핵 공격에도 45일간 독자 생존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런 인프라로 미뤄볼 때, 우크라이나가 마음먹고 핵무장에 나선다면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는 판단도 가능해 보입니다.

종전 협상이 추진된다면 안전보장 문제가 가장 큰 의제로 떠오르면서 핵무장 이슈가 떠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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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1000일…전환점 진입
    • 입력 2024-11-18 15:25:08
    • 수정2024-11-18 15: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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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00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러시아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 20퍼센트를 장악한 상태인데요.

여기에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종전 협상을 염두에 둔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월드이슈에서 국제부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 전황부터 살펴보죠.

양측 모두 드론을 동원한 공중전과 치열한 지상전을 병행하면서 전투가 격화되는 양상인데요.

러시아가 북한군을 투입한 이후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 게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최전선에서 대규모 북한군이 포착된 적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군 투입에 따른 전황 변화를 가늠하긴 현재로선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조금 전 안다영 특파원의 보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북한군의 파병에 대응해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 주고 러시아 서부 주요 지역 타격이 가능해진다면 전쟁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러시아가 모든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크라이나가 국면전환을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 일부를 전격 점령한 것이 지난 8월인데요.

장악지역이 당초 천여 제곱킬로미터에서 지금은 600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러시아군은 8월 이후 동부전선에서 점령지를 천2백 제곱킬로미터 더 늘렸습니다.

[앵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조기 종전을 언급한 바 있고, 추가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는데요.

현재 상황으로는 종전 협상 추진 가능성과 별개로 전투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종전 협상에 대비해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종전 협상이 추진된다면 휴전 시점의 점령지를 기준으로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일진일퇴의 소모전을 대비해 신규 병력을 충원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미국으로부터 받은 신형 에이태큼스, 즉 육군 전술유도탄 시스템의 미사일에는 여러 개의 자탄이 들어가고 이 탄두들이 낙하단계에서 흘뿌려지면서 일정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의 러시아 공군기지를 공격할 때 에이태큼스로 공격해 러시아 피해가 막대했는데,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사거리를 늘리지 못하도록 해왔습니다.

그런데 사거리 제한이 풀리게 되는 만큼 전쟁의 양상도 바뀔 수 있게 됐다고 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종전 협상 추진 전후로 전투는 더 격렬해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20퍼센트가량 내준 상태에서 전쟁을 끝낸다면, 침략당한 국가의 영토주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나쁜 사례가 될 텐데요.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한마디로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진 않겠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주에 "젤렌스키가 용돈을 잃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면서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막대한 지원 가운데 일부가 부패사슬로 흘러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강력한 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나토 가입에 대해선 유럽 국가들도 껄끄러워하는 상황인데요.

그래서일까요?

우크라이나의 핵무장 가능성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는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이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갖거나 어떤 형태의 동맹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발언하면서 파문이 불거졌었는데요.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장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지난 1994년 체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했지만, 그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상탭니다.

지금 보시고 있는 화면은 지난 2008년 KBS가 취재한 우크라이나 삐에르보마이스크에 있는 ICBM 기지의 모습입니다.

1단 추진체와 핵탄두가 제거된 상태의 ICBM을 보실 수 있는데요.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는 천8백 기의 핵무기가 있었는데 여기에만 86기의 핵미사일이 있었습니다.

TEL이라고 하는 이동발사 차량도 있는데, 취재 당시 무엇보다 지하에서 발사하는, 이른바 '사일로' 방식의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수 방탄 엘리베이터로 지하 300미터를 내려갔더니 넓은 공간의 제어실 등이 나타났습니다.

층층이 12개의 벙커가 있고 핵 공격에도 45일간 독자 생존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런 인프라로 미뤄볼 때, 우크라이나가 마음먹고 핵무장에 나선다면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는 판단도 가능해 보입니다.

종전 협상이 추진된다면 안전보장 문제가 가장 큰 의제로 떠오르면서 핵무장 이슈가 떠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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