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행 직전까지 일상적 대화”…‘의대생 살인사건’ 유가족의 호소

입력 2024.12.28 (21:25) 수정 2024.12.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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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이른바 의대생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최근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항소한 상황입니다.

KBS가 1심 선고후 피해자의 유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의대생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A 씨, 전형적인 '교제 살인'의 피해자였습니다.

남자 친구 최 모 씨와 사귄 지 53일 만에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최 씨가) 유학 가기 전에 '너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면 사랑의 증표를 보여줘' 혼인신고를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겁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가족들이 혼인무효 소송을 하겠다고 이야기하자, 최 씨는 한 달도 채 안 돼 피해자를 살해했습니다.

범행 순간까지 최 씨는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피해자 언니/음성변조 : "피고인(최 씨)은 피해자에게 '술 사고 치킨 사 갈게'라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그때 흉기와 청테이프를 사고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가해자로부터 심리적 지배를 받은 정황도 나왔습니다.

[정병환/피해자 측 변호사 : "(최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면 흉기로 찔러 죽이겠다' 이런 말을 피해자에게 직접 했다고 해요. 피해자는 친구한테 (최 씨를)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해요."]

사전 계획을 통해 범행이 이뤄졌지만, 재판부는 다시 살인할 가능성은 낮다며 전자장치 부착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최 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고 충동적인 성향이라고 해서 반드시 타인을 살해할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교제 폭력의 재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수사기관들과는 정반대의 시각입니다.

[이은의/변호사 :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데도 첫 범죄를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는 거잖아요. 극단적인 피해를 일으키는 건 선처의 대상이 아니라 가중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앞서 최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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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범행 직전까지 일상적 대화”…‘의대생 살인사건’ 유가족의 호소
    • 입력 2024-12-28 21:25:27
    • 수정2024-12-28 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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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이른바 의대생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최근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항소한 상황입니다.

KBS가 1심 선고후 피해자의 유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의대생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A 씨, 전형적인 '교제 살인'의 피해자였습니다.

남자 친구 최 모 씨와 사귄 지 53일 만에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최 씨가) 유학 가기 전에 '너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면 사랑의 증표를 보여줘' 혼인신고를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겁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가족들이 혼인무효 소송을 하겠다고 이야기하자, 최 씨는 한 달도 채 안 돼 피해자를 살해했습니다.

범행 순간까지 최 씨는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피해자 언니/음성변조 : "피고인(최 씨)은 피해자에게 '술 사고 치킨 사 갈게'라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그때 흉기와 청테이프를 사고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가해자로부터 심리적 지배를 받은 정황도 나왔습니다.

[정병환/피해자 측 변호사 : "(최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면 흉기로 찔러 죽이겠다' 이런 말을 피해자에게 직접 했다고 해요. 피해자는 친구한테 (최 씨를)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해요."]

사전 계획을 통해 범행이 이뤄졌지만, 재판부는 다시 살인할 가능성은 낮다며 전자장치 부착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최 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고 충동적인 성향이라고 해서 반드시 타인을 살해할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교제 폭력의 재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수사기관들과는 정반대의 시각입니다.

[이은의/변호사 :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데도 첫 범죄를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는 거잖아요. 극단적인 피해를 일으키는 건 선처의 대상이 아니라 가중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앞서 최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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