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태양절’ 줄고 ‘4월의 명절’ 뜬다 외
입력 2025.04.19 (08:15)
수정 2025.04.19 (08: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최근 선대 우상화 표현을 점차 줄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김일성 생일을 뜻하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하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또 김 위원장은 3년째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는데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평양냉면과 철갑상어 요리, 고려인삼에 이어 다양한 동물과 과일 모양으로 만든 설탕 공예가 눈길을 끕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사탕 과자 조각전시회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0일 : "뜻깊은 4월의 명절을 맞으며 제5차 사탕, 과자 조각 전시회가 9일 청류관에서 개막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15일, 올해로 113주년이 된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각종 전시회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민들은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부자 대형 동상에 헌화하거나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민족의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들어선 군중은 삼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이후 3년째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데요.
최근엔 선대 수령 생일을 신격화한 ‘태양절’이라는 표현도 자제하고, 대신 ‘4월의 명절’로 부르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실제로 올해 조선중앙TV 보도에선 ‘태양절’ 용어를 5번 사용한 반면 ‘4월 명절’이란 표현은 자막 포함 18번 사용했습니다.
지난 2023년 ‘태양절’을 35번이나 사용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뜻깊은 태양절을 맞이한 전체 인민은 4월 15일이 있어 고귀한 철리(깊고 오묘한 이치)를 가슴마다에 뜨겁게 새겨 안고 있습니다."]
선대 우상화의 표현을 점차 줄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 위상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분석입니다.
[강동완/교수/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 : "(태양절은) 주민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사상 학습된 내용들입니다. 그것을 갑자기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적절한 수위에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이은 충성심을 강조하면서도 선대 지우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북한식 ‘PC방’…내부는 ‘텅텅’▲
‘태양절’을 맞아 열린 행사 중 하나죠. 바로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인데요.
평양 5만 세대 주택사업 중 하나로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 전 세 번이나 현장을 찾으며 화성지구에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판 PC방'인 컴퓨터오락관의 모습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의 마음 다잡기에 나선 걸로 보이는데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워진 거리를 밝혀오는 조명들.
평양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 현장입니다.
‘태양절’인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화성지구 3단계 현장만 이번이 4번째 방문인데, 준공식이 있기 전엔 이 지역 편의 시설도 둘러봤습니다.
그중 남한의 ‘PC방’에 해당하는 컴퓨터 오락관을 찾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300석 규모의 이 시설은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최초의 ‘PC방’으로, 다분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노림수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4월 4일 : "컴퓨터 오락관이 개관하게 되면 청소년들 속에서 인기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만족을 표하시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PC방 내부에 컴퓨터 관련 장비가 보이지 않는데요.
개장 전 필요 물품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 관련 장비는 대북제재 대상이라 대놓고 공개하기엔 부담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게임을 하려면) 최신형이 들어갔을 텐데 그러면 이게 어떻게 들어갔어? 나중에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그냥 (비워두고) 공개하지 않았을까."]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과학 인재 육성을 강조하면서 정보통신과 PC게임 등에 관심이 높아졌고 주민들의 수요를 쫓아 ‘사설 PC방’도 생겼다는데요.
PC방이 사사로이 운영될 경우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정보 통제를 위해 당국이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비밀리에 운영되던 PC방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화성 신도시의 현대적 시설을 선전하며 ‘PC방’까지 과감히 공개한 북한 당국.
주민들이 자유롭게 컴퓨터 게임도 즐긴다는, 보통 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쓰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최근 선대 우상화 표현을 점차 줄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김일성 생일을 뜻하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하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또 김 위원장은 3년째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는데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평양냉면과 철갑상어 요리, 고려인삼에 이어 다양한 동물과 과일 모양으로 만든 설탕 공예가 눈길을 끕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사탕 과자 조각전시회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0일 : "뜻깊은 4월의 명절을 맞으며 제5차 사탕, 과자 조각 전시회가 9일 청류관에서 개막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15일, 올해로 113주년이 된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각종 전시회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민들은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부자 대형 동상에 헌화하거나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민족의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들어선 군중은 삼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이후 3년째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데요.
최근엔 선대 수령 생일을 신격화한 ‘태양절’이라는 표현도 자제하고, 대신 ‘4월의 명절’로 부르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실제로 올해 조선중앙TV 보도에선 ‘태양절’ 용어를 5번 사용한 반면 ‘4월 명절’이란 표현은 자막 포함 18번 사용했습니다.
지난 2023년 ‘태양절’을 35번이나 사용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뜻깊은 태양절을 맞이한 전체 인민은 4월 15일이 있어 고귀한 철리(깊고 오묘한 이치)를 가슴마다에 뜨겁게 새겨 안고 있습니다."]
선대 우상화의 표현을 점차 줄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 위상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분석입니다.
[강동완/교수/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 : "(태양절은) 주민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사상 학습된 내용들입니다. 그것을 갑자기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적절한 수위에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이은 충성심을 강조하면서도 선대 지우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북한식 ‘PC방’…내부는 ‘텅텅’▲
‘태양절’을 맞아 열린 행사 중 하나죠. 바로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인데요.
평양 5만 세대 주택사업 중 하나로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 전 세 번이나 현장을 찾으며 화성지구에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판 PC방'인 컴퓨터오락관의 모습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의 마음 다잡기에 나선 걸로 보이는데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워진 거리를 밝혀오는 조명들.
평양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 현장입니다.
‘태양절’인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화성지구 3단계 현장만 이번이 4번째 방문인데, 준공식이 있기 전엔 이 지역 편의 시설도 둘러봤습니다.
그중 남한의 ‘PC방’에 해당하는 컴퓨터 오락관을 찾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300석 규모의 이 시설은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최초의 ‘PC방’으로, 다분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노림수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4월 4일 : "컴퓨터 오락관이 개관하게 되면 청소년들 속에서 인기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만족을 표하시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PC방 내부에 컴퓨터 관련 장비가 보이지 않는데요.
개장 전 필요 물품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 관련 장비는 대북제재 대상이라 대놓고 공개하기엔 부담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게임을 하려면) 최신형이 들어갔을 텐데 그러면 이게 어떻게 들어갔어? 나중에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그냥 (비워두고) 공개하지 않았을까."]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과학 인재 육성을 강조하면서 정보통신과 PC게임 등에 관심이 높아졌고 주민들의 수요를 쫓아 ‘사설 PC방’도 생겼다는데요.
PC방이 사사로이 운영될 경우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정보 통제를 위해 당국이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비밀리에 운영되던 PC방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화성 신도시의 현대적 시설을 선전하며 ‘PC방’까지 과감히 공개한 북한 당국.
주민들이 자유롭게 컴퓨터 게임도 즐긴다는, 보통 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쓰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요즘 북한은] ‘태양절’ 줄고 ‘4월의 명절’ 뜬다 외
-
- 입력 2025-04-19 08:15:54
- 수정2025-04-19 08:47:26

[앵커]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최근 선대 우상화 표현을 점차 줄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김일성 생일을 뜻하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하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또 김 위원장은 3년째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는데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평양냉면과 철갑상어 요리, 고려인삼에 이어 다양한 동물과 과일 모양으로 만든 설탕 공예가 눈길을 끕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사탕 과자 조각전시회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0일 : "뜻깊은 4월의 명절을 맞으며 제5차 사탕, 과자 조각 전시회가 9일 청류관에서 개막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15일, 올해로 113주년이 된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각종 전시회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민들은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부자 대형 동상에 헌화하거나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민족의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들어선 군중은 삼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이후 3년째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데요.
최근엔 선대 수령 생일을 신격화한 ‘태양절’이라는 표현도 자제하고, 대신 ‘4월의 명절’로 부르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실제로 올해 조선중앙TV 보도에선 ‘태양절’ 용어를 5번 사용한 반면 ‘4월 명절’이란 표현은 자막 포함 18번 사용했습니다.
지난 2023년 ‘태양절’을 35번이나 사용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뜻깊은 태양절을 맞이한 전체 인민은 4월 15일이 있어 고귀한 철리(깊고 오묘한 이치)를 가슴마다에 뜨겁게 새겨 안고 있습니다."]
선대 우상화의 표현을 점차 줄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 위상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분석입니다.
[강동완/교수/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 : "(태양절은) 주민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사상 학습된 내용들입니다. 그것을 갑자기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적절한 수위에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이은 충성심을 강조하면서도 선대 지우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북한식 ‘PC방’…내부는 ‘텅텅’▲
‘태양절’을 맞아 열린 행사 중 하나죠. 바로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인데요.
평양 5만 세대 주택사업 중 하나로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 전 세 번이나 현장을 찾으며 화성지구에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판 PC방'인 컴퓨터오락관의 모습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의 마음 다잡기에 나선 걸로 보이는데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워진 거리를 밝혀오는 조명들.
평양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 현장입니다.
‘태양절’인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화성지구 3단계 현장만 이번이 4번째 방문인데, 준공식이 있기 전엔 이 지역 편의 시설도 둘러봤습니다.
그중 남한의 ‘PC방’에 해당하는 컴퓨터 오락관을 찾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300석 규모의 이 시설은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최초의 ‘PC방’으로, 다분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노림수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4월 4일 : "컴퓨터 오락관이 개관하게 되면 청소년들 속에서 인기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만족을 표하시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PC방 내부에 컴퓨터 관련 장비가 보이지 않는데요.
개장 전 필요 물품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 관련 장비는 대북제재 대상이라 대놓고 공개하기엔 부담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게임을 하려면) 최신형이 들어갔을 텐데 그러면 이게 어떻게 들어갔어? 나중에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그냥 (비워두고) 공개하지 않았을까."]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과학 인재 육성을 강조하면서 정보통신과 PC게임 등에 관심이 높아졌고 주민들의 수요를 쫓아 ‘사설 PC방’도 생겼다는데요.
PC방이 사사로이 운영될 경우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정보 통제를 위해 당국이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비밀리에 운영되던 PC방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화성 신도시의 현대적 시설을 선전하며 ‘PC방’까지 과감히 공개한 북한 당국.
주민들이 자유롭게 컴퓨터 게임도 즐긴다는, 보통 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쓰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최근 선대 우상화 표현을 점차 줄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김일성 생일을 뜻하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하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또 김 위원장은 3년째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는데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평양냉면과 철갑상어 요리, 고려인삼에 이어 다양한 동물과 과일 모양으로 만든 설탕 공예가 눈길을 끕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사탕 과자 조각전시회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0일 : "뜻깊은 4월의 명절을 맞으며 제5차 사탕, 과자 조각 전시회가 9일 청류관에서 개막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15일, 올해로 113주년이 된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각종 전시회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민들은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부자 대형 동상에 헌화하거나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민족의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들어선 군중은 삼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이후 3년째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데요.
최근엔 선대 수령 생일을 신격화한 ‘태양절’이라는 표현도 자제하고, 대신 ‘4월의 명절’로 부르는 경향이 눈에 띄입니다.
실제로 올해 조선중앙TV 보도에선 ‘태양절’ 용어를 5번 사용한 반면 ‘4월 명절’이란 표현은 자막 포함 18번 사용했습니다.
지난 2023년 ‘태양절’을 35번이나 사용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5일 : "뜻깊은 태양절을 맞이한 전체 인민은 4월 15일이 있어 고귀한 철리(깊고 오묘한 이치)를 가슴마다에 뜨겁게 새겨 안고 있습니다."]
선대 우상화의 표현을 점차 줄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 위상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분석입니다.
[강동완/교수/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 : "(태양절은) 주민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사상 학습된 내용들입니다. 그것을 갑자기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적절한 수위에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이은 충성심을 강조하면서도 선대 지우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북한식 ‘PC방’…내부는 ‘텅텅’▲
‘태양절’을 맞아 열린 행사 중 하나죠. 바로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인데요.
평양 5만 세대 주택사업 중 하나로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 전 세 번이나 현장을 찾으며 화성지구에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판 PC방'인 컴퓨터오락관의 모습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의 마음 다잡기에 나선 걸로 보이는데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워진 거리를 밝혀오는 조명들.
평양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 현장입니다.
‘태양절’인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화성지구 3단계 현장만 이번이 4번째 방문인데, 준공식이 있기 전엔 이 지역 편의 시설도 둘러봤습니다.
그중 남한의 ‘PC방’에 해당하는 컴퓨터 오락관을 찾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300석 규모의 이 시설은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최초의 ‘PC방’으로, 다분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노림수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4월 4일 : "컴퓨터 오락관이 개관하게 되면 청소년들 속에서 인기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만족을 표하시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PC방 내부에 컴퓨터 관련 장비가 보이지 않는데요.
개장 전 필요 물품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 관련 장비는 대북제재 대상이라 대놓고 공개하기엔 부담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게임을 하려면) 최신형이 들어갔을 텐데 그러면 이게 어떻게 들어갔어? 나중에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그냥 (비워두고) 공개하지 않았을까."]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과학 인재 육성을 강조하면서 정보통신과 PC게임 등에 관심이 높아졌고 주민들의 수요를 쫓아 ‘사설 PC방’도 생겼다는데요.
PC방이 사사로이 운영될 경우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정보 통제를 위해 당국이 나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비밀리에 운영되던 PC방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화성 신도시의 현대적 시설을 선전하며 ‘PC방’까지 과감히 공개한 북한 당국.
주민들이 자유롭게 컴퓨터 게임도 즐긴다는, 보통 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쓰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