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계엄 후 특전사 이탈 ‘5년래 최대’…“후유증 심각”
입력 2025.04.23 (20:04)
수정 2025.04.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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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항명과 복종’ 중에서)
아프리카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현지 군과 경찰을 훈련 시키는 한국인 청년들이 있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들이다.

<녹취>민간군사기업 관계자
"우리나라 특수부대 자질이 굉장히 우수해요. 특전사라든지 UDT(해군 특수전단)라든지 아니면 정보사라든지...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서방에서 선진화된 기술들을 같이 동맹 훈련을 하면서 많이 하다 보니까 아프리카 쪽은 그런 부분이 좀 약하지 않습니까. 많이 필요로 하고요."
모잠비크에 인력을 보낸 민간군사기업의 한국 사무소.
<녹취>민간군사기업 관계자
"AK 소총을 막을 수 있지. 야간 투시경 다는 곳이야. 일반 병은 못 쓰고 UDT(해군 특전요원)나 707(특수임무단) 애들이 쓰는 거야."
이곳에 건장한 청년들이 찾아왔다.
12.3 계엄에 투입됐던 특전사와 정보사 소속 현직 부대원들이다.

이들이 손에 쥔 건 근로 계약서와 해외 파견 근무 발령서.
목적지는 아프리카 앙골라다. 왜 군복을 벗으려는 걸까.
<녹취> 계엄 출동 부대원(음성변조)
"뭐 여러 군데 알아보고 있고 말씀드렸다시피 (해외) 여행도 생각하고 있고 이것저것 다양한 직업을 찾아보고 있어요."
오랜 설득에도 계엄 출동 상황에 대해선 끝내 입을 닫았다.
사전 승인 없는 언론 인터뷰는 군인복무기본법 위반이란 이유에서다.

<녹취> 계엄 출동 부대원(음성변조)
"일 안 일으키고 그냥 조용히 나가려고 하는데... 제가 여기에 응하지 않는 이유도 되게 조심스럽기도 하고 다 송출되는 내용이지 않습니까. 저희 멋대로 판단해서 이렇게 함부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강인함이라는 자체가 내가 정신적으로 나약하면 안 된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가지다 보니 정신적으로 어려울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정신적으로 취약해질 때 사실은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굉장히 누구나 잘 회복할 수 있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하는, 어떤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많죠."
현 교수는 일부 개별 상담을 한 계엄 참여 군인들이 공통적으로 수치심과 좌절, 죄책감, 분노를 토로했다고 했다.
임무가 뭔지도 모른 채 시민들과 대치한 날의 고통이 컸고 부정적 인식도 두려웠다.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내가 원하지 않지만 명령에 복종했어야 했고 그 결과가 이런 어떤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책을 느끼거나, 또는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는 이런 결과가 왔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들 힘들어하고 계셨고..."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러한 도덕적인 고통이 좀 더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내가 지장을 받는다, 이런 수준까지 될 경우에 ‘도덕적 손상’ 그래서 ‘모럴 인저리’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덕적 손상‘은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응원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정작 군 가족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경계하고 있다.
이웃과의 대화도 끊겼다 한다.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제가 운동을 다녔는데 거기에 군인 분들이 되게 많았어요. 근데 저희 오빠가 군인, 특전사라고 하니까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고 다니지 말라고..."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군복 입고 나가는 것도 조심스럽고 가족들도 그렇고 아이들도 질문도 받고."
상관 명령에 따르면 내란죄,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가 되는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군인과 군인 가족은 뭔 일이 생기면 지켜주는 사람이 없어요. 시키는 사람 따로 있고 따르는 사람 따로 있잖아요. 나중에 가서 무슨 일이 생겨도 결국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고는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서 따른 건 너잖아‘라고 되는 거죠. 그래서 따라도 문제 안 따라도 문제인 거죠."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방첩사와 정보사, 수방사, 특전사 등이 12.3 계엄에 투입됐다.
모두 1,605명으로 우리 군의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들이다.
이 가운데 특전사에선 계엄 이후 넉 달간 중사와 상사 154명이 전역을 신청하거나 휴직했다.

같은 기간 대비 지난 5년 동안 최고치이다.
이들은 특전사 작전 요원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추 계급이다.
<인터뷰> 박성진/‘안보 22‘ 대표
"군인의 DNA는 달라요. 생사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래요. 군인은 좀 과하게 말하면 자기 목숨을 담보로 국가로부터 월급 받는 직업인들이에요. (12.3 계엄 때는) 상대가 민간인들이에요. 본인들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거예요."
취재기자 : 황현택
촬영기자 : 이정태
영상편집 : 김대영
자료조사 : 여의주 임다경
조연출 : 김세빈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4월 22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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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4-23 20:05:18
(시사기획 창 ‘항명과 복종’ 중에서)
아프리카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현지 군과 경찰을 훈련 시키는 한국인 청년들이 있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들이다.

<녹취>민간군사기업 관계자
"우리나라 특수부대 자질이 굉장히 우수해요. 특전사라든지 UDT(해군 특수전단)라든지 아니면 정보사라든지...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서방에서 선진화된 기술들을 같이 동맹 훈련을 하면서 많이 하다 보니까 아프리카 쪽은 그런 부분이 좀 약하지 않습니까. 많이 필요로 하고요."
모잠비크에 인력을 보낸 민간군사기업의 한국 사무소.
<녹취>민간군사기업 관계자
"AK 소총을 막을 수 있지. 야간 투시경 다는 곳이야. 일반 병은 못 쓰고 UDT(해군 특전요원)나 707(특수임무단) 애들이 쓰는 거야."
이곳에 건장한 청년들이 찾아왔다.
12.3 계엄에 투입됐던 특전사와 정보사 소속 현직 부대원들이다.

이들이 손에 쥔 건 근로 계약서와 해외 파견 근무 발령서.
목적지는 아프리카 앙골라다. 왜 군복을 벗으려는 걸까.
<녹취> 계엄 출동 부대원(음성변조)
"뭐 여러 군데 알아보고 있고 말씀드렸다시피 (해외) 여행도 생각하고 있고 이것저것 다양한 직업을 찾아보고 있어요."
오랜 설득에도 계엄 출동 상황에 대해선 끝내 입을 닫았다.
사전 승인 없는 언론 인터뷰는 군인복무기본법 위반이란 이유에서다.

<녹취> 계엄 출동 부대원(음성변조)
"일 안 일으키고 그냥 조용히 나가려고 하는데... 제가 여기에 응하지 않는 이유도 되게 조심스럽기도 하고 다 송출되는 내용이지 않습니까. 저희 멋대로 판단해서 이렇게 함부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강인함이라는 자체가 내가 정신적으로 나약하면 안 된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가지다 보니 정신적으로 어려울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정신적으로 취약해질 때 사실은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굉장히 누구나 잘 회복할 수 있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하는, 어떤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많죠."
현 교수는 일부 개별 상담을 한 계엄 참여 군인들이 공통적으로 수치심과 좌절, 죄책감, 분노를 토로했다고 했다.
임무가 뭔지도 모른 채 시민들과 대치한 날의 고통이 컸고 부정적 인식도 두려웠다.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내가 원하지 않지만 명령에 복종했어야 했고 그 결과가 이런 어떤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책을 느끼거나, 또는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는 이런 결과가 왔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들 힘들어하고 계셨고..."

<인터뷰> 현진희/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러한 도덕적인 고통이 좀 더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내가 지장을 받는다, 이런 수준까지 될 경우에 ‘도덕적 손상’ 그래서 ‘모럴 인저리’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덕적 손상‘은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응원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정작 군 가족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경계하고 있다.
이웃과의 대화도 끊겼다 한다.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제가 운동을 다녔는데 거기에 군인 분들이 되게 많았어요. 근데 저희 오빠가 군인, 특전사라고 하니까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고 다니지 말라고..."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군복 입고 나가는 것도 조심스럽고 가족들도 그렇고 아이들도 질문도 받고."
상관 명령에 따르면 내란죄,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가 되는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녹취> 특전사 가족(음성변조)
"군인과 군인 가족은 뭔 일이 생기면 지켜주는 사람이 없어요. 시키는 사람 따로 있고 따르는 사람 따로 있잖아요. 나중에 가서 무슨 일이 생겨도 결국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고는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서 따른 건 너잖아‘라고 되는 거죠. 그래서 따라도 문제 안 따라도 문제인 거죠."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방첩사와 정보사, 수방사, 특전사 등이 12.3 계엄에 투입됐다.
모두 1,605명으로 우리 군의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들이다.
이 가운데 특전사에선 계엄 이후 넉 달간 중사와 상사 154명이 전역을 신청하거나 휴직했다.

같은 기간 대비 지난 5년 동안 최고치이다.
이들은 특전사 작전 요원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추 계급이다.
<인터뷰> 박성진/‘안보 22‘ 대표
"군인의 DNA는 달라요. 생사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래요. 군인은 좀 과하게 말하면 자기 목숨을 담보로 국가로부터 월급 받는 직업인들이에요. (12.3 계엄 때는) 상대가 민간인들이에요. 본인들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거예요."
취재기자 : 황현택
촬영기자 : 이정태
영상편집 : 김대영
자료조사 : 여의주 임다경
조연출 : 김세빈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4월 22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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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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