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약탈 문화재를 돌려다오

입력 2006.01.20 (11:51) 수정 2006.01.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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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에 약탈됐던 북관대첩비가 백년 만인 지난해 국내로 돌아왔습니다만 국제적으로도 약탈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대 문명의 발상지,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가 가장 적극적인데요. 유물을 보관중인 해외 박물관들에 대해서 반환을 요구하며 국제연대를 추진 중이어서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박상민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원전 2천년,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막 한가운데 지은 까르낙 신전... 이집트 최초의 태양신 아문, '라'에 대한 끝없는 경외감의 표현이었습니다. 파라오의 자손들은 열주전 134개의 기둥에 자신들의 신앙과 역사를 새겨넣었습니다.

<인터뷰>파지 오헤일 (유물관리국 직원): "고대 왕들이 태양신 가족에게 업적을 고하기 위해 세운 신성한 신전입니다."

하지만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정복한 뒤 이어진 외세의 지배로 고대의 신들은 몰락했습니다. 이집트 인들은 수천년동안 신전을 짓고 이 안에 신을 모셔왔습니다. 이들 고대 문명의 유산들은 그러나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때문에 끊임없는 수난의 길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룩소 인근의 덴데라 사원, 사랑의 여신 '하토르'를 모신 이 사원은 이집트 고대 왕조 최후의 건축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799년 학자들을 대거 이끌고 이집트를 정복한 나폴레옹의 프랑스 원정대는 클레오파트라가 직접 건축을 감독한 여신의 집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인터뷰>모하마드 카말 (이집트 고고학자): "나폴레옹의 부인 조세핀이 이 신전을 보고 반했고 특히 12궁도를 프랑스로 갖고 가고 싶어했습니다."

신전 2층에 자리잡은 하늘의 방, 고대 점성술의 결정체인 12궁도는 시커먼 그을음을 뒤집어 써 형체를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프랑스 원정대가 약탈해간 당시 모습 그대로 이집트인들이 복원해놓은 모조품입니다. 황도를 기준으로 12마리의 동물이 천체를 수놓은 별자리는 지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인터뷰>사드 하페즈 (사원 관리인): "이 바깥 성벽을 허물고 흙을 쌓아 아래로 내린 뒤 프랑스로 가져갔습니다."

약탈의 흔적은 피라미드에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기자지역 대피라미드 내부로 통하는 관람로는 도굴꾼들이 뚫어놓은 비밀통로입니다. 20톤이나 되는 돌덩이를 헤치고 피라미드 허리에 구멍을 뚫어 내부의 복도까지 연결한 것입니다. 대피라미드 안에 있는 방은 모두 3개, 방을 이어주는 복도의 벽은 계단식으로 쌓아올렸습니다.

<인터뷰>사미르 압둘 알림 (이집트 고고학자): "복도의 천장 폭은 80cm, 바닥 폭은 2m입니다. 올라갈수록 계단식으로 좁아집니다."

도굴꾼들은 차단식 돌문을 제거하고 묘실에 침입했습니다. 그리고 황금관이 들어있던 석관의 뚜겅을 열기위해 한쪽 모서리를 부쉈습니다. 사후세계를 굳게 믿었던 피라미드의 주인 쿠푸 왕은 결국 부장품은 물론이고 자신의 시신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사미르 압둘 알림 (이집트 고고학자): "이집트 지방 관리가 들어왔을 땐 쿠푸왕의 석관 뚜겅만이 남아있었고 미이라와 보물들이 들어있던 3개의 방은 텅 빈 상태였습니다. "

도굴을 못막은 업보일까? 피라밋 앞에 서있는 수호신 스핑크스도 수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코는 이슬람 세력이 뭉개버렸고, 왕의 상징인 턱수염은 대영박물관이 챙겨갔습니다.

인구 천8백여만명의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나일강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곳에는 이집트 최고의 보물창고, 카이로 박물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년을 넘긴 2층 건물엔 10만여 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습니다.

특히 미이라까지 온전하게 출토된 투탄카문 왕의 유물들은 세계를 놀라게 한 자랑거립니다. 하지만 박물관 1층 한가운데 있는 상징적 전시물은 가짜, 모조품입니다.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가 된 로제타 스톤, 프톨레미 왕의 공덕을 찬양해 만든 이 기념비는 프랑스인 샹폴리옹이 해독에 성공하면서 이집트 고대문화 비밀의 열쇠를 제공했습니다. 로제타 스톤은 프랑스 원정대가 약탈해간 뒤 영국군의 수중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영국측에 수차례 반환을 요청했지만 교환 전시조차 거절한 대영박물관은 가짜 모형을 만들어 보내줬습니다.

<인터뷰>와파 엘 사디크 (카이로 박물관장): "크기와 내용이 같은 모조품입니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유물이라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고대 이집트 최고의 걸작도 눈뜨고 도둑맞았습니다. 1912년 독일 고고학자들은 이집트 남부에서 발굴허가를 받은 뒤 파라오시대 제일의 미녀였던 네페르티티 흉상 두개를 발견합니다.

완벽하게 재현된 걸작과 미완성품, 욕심이 난 발굴팀은 네페르티티 얼굴에 석회를 발라 형편없는 졸작으로 위장한 뒤 독일로 빼내갔습니다. 10년 뒤 네페르티티는 베를린 박물관에 화려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터뷰>자히 하와스 (최고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이집트 정부는 히틀러에게 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히틀러도 동의했지만 네페르티티를 보고 반한 뒤 돌려주길 거부했습니다."

해외의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한 이집트 정부의 노력은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문화재위원회 산하에 전담반을 꾸려 반환 대상 목록을 만들고 약탈 경위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72년 제네바에서 맺어진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불법 밀반출된 문화재는 돌려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경매나 밀반출 수사 등을 통해 약탈문화재 3천여점이 돌아왔습니다.

<인터뷰>이브라힘 라마단 (유물반환 담당자): "약탈여부가 확인되면 해당 국가에 판매금지 요청을 하고 이 유물들이 이집트에서 불법적으로 유출됐다는 제반 서류를 보냅니다."

하지만 협약이 발효된 1972년 이전에 불법적으로 약탈된 수십만 점의 문화재는 돌려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집트는 로제타 스톤 등 대표적인 유물만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국제연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자히 하와스 (최고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유물 반환을 위한 국제위원회를 만들어 호소하고 의식있는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기자 피라밋 인근에 새 박물관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소위 문화선진국들이 이집트의 유물 보존과 연구 능력을 트집잡을까봐 최고 수준의 박물관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 돈 5천억원이 소요될 '그랜드 뮤지엄'엔 17만여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첨단 연구시설도 들어섭니다.

<인터뷰>모하메드 고나임 (그랜드 뮤지엄 관장): "우리의 유물을 잘 보여주기 위해 가장 크고 인터넷으로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최초의 박물관을 지을 것입니다."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은 찬란했던 고대 문화의 현장을 체험하러 이집트를 찾습니다. 유적들의 규모와 기교의 화려함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무언가 빠진 듯한 허전함에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인터뷰>줄리 (캐나다): "약탈국들은 이집트 정부가 돌려달라고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유물을 돌려줘야 합니다.이집트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샐리 (호주): "유물중 일부는 물론 돌려줘야 하지만 일부는 외부의 박물관에 남겨 이집트를 못찾는 사람들을 위해 전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탈문화재를 보관중인 박물관들은 국제적으로 법적제약이 없는데다 방문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없다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민사회의 양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이집트의 목소리에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들은 인간의 광기가 역사를 지배하던 시대에 파괴되고 약탈당해 왔습니다. 또 있어야할 제 자리를 잃음으로서 그 가치마저 상실하고 있습니다. 빼앗은 유물로 가득채워진 박물관들은 그래서 자랑거리가 아니라 침략과 약탈의 역사를 한번쯤 되돌아보는 성찰의 장이 돼야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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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약탈 문화재를 돌려다오
    • 입력 2006-01-20 10:35:45
    • 수정2006-01-20 15:22:3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일제에 약탈됐던 북관대첩비가 백년 만인 지난해 국내로 돌아왔습니다만 국제적으로도 약탈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대 문명의 발상지,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가 가장 적극적인데요. 유물을 보관중인 해외 박물관들에 대해서 반환을 요구하며 국제연대를 추진 중이어서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박상민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원전 2천년,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막 한가운데 지은 까르낙 신전... 이집트 최초의 태양신 아문, '라'에 대한 끝없는 경외감의 표현이었습니다. 파라오의 자손들은 열주전 134개의 기둥에 자신들의 신앙과 역사를 새겨넣었습니다. <인터뷰>파지 오헤일 (유물관리국 직원): "고대 왕들이 태양신 가족에게 업적을 고하기 위해 세운 신성한 신전입니다." 하지만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정복한 뒤 이어진 외세의 지배로 고대의 신들은 몰락했습니다. 이집트 인들은 수천년동안 신전을 짓고 이 안에 신을 모셔왔습니다. 이들 고대 문명의 유산들은 그러나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때문에 끊임없는 수난의 길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룩소 인근의 덴데라 사원, 사랑의 여신 '하토르'를 모신 이 사원은 이집트 고대 왕조 최후의 건축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799년 학자들을 대거 이끌고 이집트를 정복한 나폴레옹의 프랑스 원정대는 클레오파트라가 직접 건축을 감독한 여신의 집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인터뷰>모하마드 카말 (이집트 고고학자): "나폴레옹의 부인 조세핀이 이 신전을 보고 반했고 특히 12궁도를 프랑스로 갖고 가고 싶어했습니다." 신전 2층에 자리잡은 하늘의 방, 고대 점성술의 결정체인 12궁도는 시커먼 그을음을 뒤집어 써 형체를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프랑스 원정대가 약탈해간 당시 모습 그대로 이집트인들이 복원해놓은 모조품입니다. 황도를 기준으로 12마리의 동물이 천체를 수놓은 별자리는 지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인터뷰>사드 하페즈 (사원 관리인): "이 바깥 성벽을 허물고 흙을 쌓아 아래로 내린 뒤 프랑스로 가져갔습니다." 약탈의 흔적은 피라미드에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기자지역 대피라미드 내부로 통하는 관람로는 도굴꾼들이 뚫어놓은 비밀통로입니다. 20톤이나 되는 돌덩이를 헤치고 피라미드 허리에 구멍을 뚫어 내부의 복도까지 연결한 것입니다. 대피라미드 안에 있는 방은 모두 3개, 방을 이어주는 복도의 벽은 계단식으로 쌓아올렸습니다. <인터뷰>사미르 압둘 알림 (이집트 고고학자): "복도의 천장 폭은 80cm, 바닥 폭은 2m입니다. 올라갈수록 계단식으로 좁아집니다." 도굴꾼들은 차단식 돌문을 제거하고 묘실에 침입했습니다. 그리고 황금관이 들어있던 석관의 뚜겅을 열기위해 한쪽 모서리를 부쉈습니다. 사후세계를 굳게 믿었던 피라미드의 주인 쿠푸 왕은 결국 부장품은 물론이고 자신의 시신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사미르 압둘 알림 (이집트 고고학자): "이집트 지방 관리가 들어왔을 땐 쿠푸왕의 석관 뚜겅만이 남아있었고 미이라와 보물들이 들어있던 3개의 방은 텅 빈 상태였습니다. " 도굴을 못막은 업보일까? 피라밋 앞에 서있는 수호신 스핑크스도 수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코는 이슬람 세력이 뭉개버렸고, 왕의 상징인 턱수염은 대영박물관이 챙겨갔습니다. 인구 천8백여만명의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나일강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곳에는 이집트 최고의 보물창고, 카이로 박물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년을 넘긴 2층 건물엔 10만여 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습니다. 특히 미이라까지 온전하게 출토된 투탄카문 왕의 유물들은 세계를 놀라게 한 자랑거립니다. 하지만 박물관 1층 한가운데 있는 상징적 전시물은 가짜, 모조품입니다.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가 된 로제타 스톤, 프톨레미 왕의 공덕을 찬양해 만든 이 기념비는 프랑스인 샹폴리옹이 해독에 성공하면서 이집트 고대문화 비밀의 열쇠를 제공했습니다. 로제타 스톤은 프랑스 원정대가 약탈해간 뒤 영국군의 수중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영국측에 수차례 반환을 요청했지만 교환 전시조차 거절한 대영박물관은 가짜 모형을 만들어 보내줬습니다. <인터뷰>와파 엘 사디크 (카이로 박물관장): "크기와 내용이 같은 모조품입니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유물이라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고대 이집트 최고의 걸작도 눈뜨고 도둑맞았습니다. 1912년 독일 고고학자들은 이집트 남부에서 발굴허가를 받은 뒤 파라오시대 제일의 미녀였던 네페르티티 흉상 두개를 발견합니다. 완벽하게 재현된 걸작과 미완성품, 욕심이 난 발굴팀은 네페르티티 얼굴에 석회를 발라 형편없는 졸작으로 위장한 뒤 독일로 빼내갔습니다. 10년 뒤 네페르티티는 베를린 박물관에 화려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터뷰>자히 하와스 (최고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이집트 정부는 히틀러에게 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히틀러도 동의했지만 네페르티티를 보고 반한 뒤 돌려주길 거부했습니다." 해외의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한 이집트 정부의 노력은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문화재위원회 산하에 전담반을 꾸려 반환 대상 목록을 만들고 약탈 경위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72년 제네바에서 맺어진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불법 밀반출된 문화재는 돌려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경매나 밀반출 수사 등을 통해 약탈문화재 3천여점이 돌아왔습니다. <인터뷰>이브라힘 라마단 (유물반환 담당자): "약탈여부가 확인되면 해당 국가에 판매금지 요청을 하고 이 유물들이 이집트에서 불법적으로 유출됐다는 제반 서류를 보냅니다." 하지만 협약이 발효된 1972년 이전에 불법적으로 약탈된 수십만 점의 문화재는 돌려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집트는 로제타 스톤 등 대표적인 유물만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국제연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자히 하와스 (최고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유물 반환을 위한 국제위원회를 만들어 호소하고 의식있는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기자 피라밋 인근에 새 박물관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소위 문화선진국들이 이집트의 유물 보존과 연구 능력을 트집잡을까봐 최고 수준의 박물관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 돈 5천억원이 소요될 '그랜드 뮤지엄'엔 17만여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첨단 연구시설도 들어섭니다. <인터뷰>모하메드 고나임 (그랜드 뮤지엄 관장): "우리의 유물을 잘 보여주기 위해 가장 크고 인터넷으로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최초의 박물관을 지을 것입니다."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은 찬란했던 고대 문화의 현장을 체험하러 이집트를 찾습니다. 유적들의 규모와 기교의 화려함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무언가 빠진 듯한 허전함에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인터뷰>줄리 (캐나다): "약탈국들은 이집트 정부가 돌려달라고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유물을 돌려줘야 합니다.이집트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샐리 (호주): "유물중 일부는 물론 돌려줘야 하지만 일부는 외부의 박물관에 남겨 이집트를 못찾는 사람들을 위해 전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탈문화재를 보관중인 박물관들은 국제적으로 법적제약이 없는데다 방문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없다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민사회의 양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이집트의 목소리에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들은 인간의 광기가 역사를 지배하던 시대에 파괴되고 약탈당해 왔습니다. 또 있어야할 제 자리를 잃음으로서 그 가치마저 상실하고 있습니다. 빼앗은 유물로 가득채워진 박물관들은 그래서 자랑거리가 아니라 침략과 약탈의 역사를 한번쯤 되돌아보는 성찰의 장이 돼야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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