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협상대표 “우리 상대로 장기전? 승산 없다”

입력 2025.06.11 (19:03) 수정 2025.06.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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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 협상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러시아와는 장기전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시각 10일 메딘스키 보좌관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장기전을 벌인 세력은 반드시 패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18세기 스웨덴 제국과 러시아가 맞붙었던 대북방전쟁(1700∼1721년)을 예로 들면서 “그 전쟁은 21년을 갔다. 우리는 (그런 걸) 원하지 않고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타협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영토를 잃을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메딘스키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만약 우크라이나가 타국의 국익에 계속 휘둘린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서구 진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영국과 프랑스처럼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두 국가로 보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지닌 동족으로서 가까운 동맹이 될 운명을 지녔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딘스키는 “한쪽은 더 나이가 많고, 다른 쪽은 어린 두 형제가 누가 더 똑똑하고 중요한지를 놓고 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면서 “이 분쟁은 슬프게도 우리 간의 불화를 키우고 있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길 원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거미집’ 작전으로 명명된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기습으로 최소 12기의 전략폭격기를 파손시킨 데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이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WSJ은 메딘스키가 러시아와 장기전을 벌인 세력이 반드시 패배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을 벌였다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2년 뒤 붕괴하는 등 러시아가 진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초에도 러시아 협상단을 이끌고 휴전 논의를 진행한 바 있는 메딘스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개발하는데 앞장서 온 역사 수정주의자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 협상을 벌였으나 휴전 등 핵심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16일 1차 협상과 마찬가지로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만 합의하는 데 그친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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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협상대표 “우리 상대로 장기전? 승산 없다”
    • 입력 2025-06-11 19:03:27
    • 수정2025-06-11 19:08:44
    국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 협상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러시아와는 장기전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시각 10일 메딘스키 보좌관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장기전을 벌인 세력은 반드시 패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18세기 스웨덴 제국과 러시아가 맞붙었던 대북방전쟁(1700∼1721년)을 예로 들면서 “그 전쟁은 21년을 갔다. 우리는 (그런 걸) 원하지 않고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타협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영토를 잃을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메딘스키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만약 우크라이나가 타국의 국익에 계속 휘둘린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서구 진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영국과 프랑스처럼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두 국가로 보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지닌 동족으로서 가까운 동맹이 될 운명을 지녔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딘스키는 “한쪽은 더 나이가 많고, 다른 쪽은 어린 두 형제가 누가 더 똑똑하고 중요한지를 놓고 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면서 “이 분쟁은 슬프게도 우리 간의 불화를 키우고 있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길 원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거미집’ 작전으로 명명된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기습으로 최소 12기의 전략폭격기를 파손시킨 데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이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WSJ은 메딘스키가 러시아와 장기전을 벌인 세력이 반드시 패배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을 벌였다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2년 뒤 붕괴하는 등 러시아가 진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초에도 러시아 협상단을 이끌고 휴전 논의를 진행한 바 있는 메딘스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개발하는데 앞장서 온 역사 수정주의자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 협상을 벌였으나 휴전 등 핵심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16일 1차 협상과 마찬가지로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만 합의하는 데 그친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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