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어머니의 아들

입력 2006.02.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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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별과 역경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미식 축구의 영웅 하인즈 워드 선수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 씨.

이 모자의 이야기가 우리들은 물론 미국인들에게도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수퍼볼 이후 양국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워드 선수 모자를 이선재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리포트>

미국의 영웅 하인스 워드를 길러낸 김영희 씨는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자식을 앞세우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였습니다.

6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의 어머니지만 아들이 사준 저택을 마다하고 작고 아담한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이제 생활비 걱정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매일 새벽 6시면 일어나 근처 고등학교 식당으로 출근합니다.

늘 웃는 모습으로 미국 언론의 찬사를 받는 워드 선수의 겸손함은 바로 이런 어머니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오르면 내릴때 있다. 그때를 생각해라."

국제결혼과 도미, 이혼과 양육권 다툼 등 혼자 몸으로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야했던 여성가장으로서 자식에게는 일부러 더 엄격했지만 늘 엄마보다 더 속 깊은 아들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어려서부터 애영감이라고 사람들이 불러..."

그러나 흑인아들을 둔 동양계 엄마로서 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중학교 때 학교에 내려주니 애들이 놀려 고개 숙이고 뛰어 들어가..."

미국생활 30년을 앞둔 김영희 씨의 집 곳곳은 아들이 사준 한국 기념품들로 장식돼 있습니다.

태어나기는 했지만 어릴 때 떠나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한국에 대한 워드 선수의 이런 남다른 애정이 김영희 씨는 무엇보다 마음 든든합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지금도 수제비 두 그릇을 먹고 김치, 깍두기 좋아해요."

어머니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워드 선수 집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스포츠 스타답게 애틀랜타 최고의 부촌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미국 언론의 집중취재로 피곤한 가운데서도 한국 취재진들을 반갑게 맞이한 워드 선수의 제일성은 역시 어머니와 한인사회에 대한 감삽니다.

<인터뷰> 하인즈 워드(수퍼볼 MVP) : "어머니는 가족을 떠나 낯선 나라에 와서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영어도 못하시는데 희생이 많으셨습니다. 저를 지원해 준 한인사회가 있어 너무 놀랍고 좋습니다."

워드 선수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싶은 비밀과도 같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반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나의 반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반은 미국 흑인입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 난 양쪽에서 최선의 것을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내에서 신을 벗는 한국인만의 문화로 친구들이 불편해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아들 제이든의 돌 때는 돌잡이 상까지 차렸다고 소개했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아들 첫 생일때 한복도 입히고 한국식으로 돌잡이 상도 차려줬는데 반지와 돈을 잡더군요."

워드 선수는 특히 성실과 근면 등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한국적 문화자산이 자신의 아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가난했던 학창시절 한인사회의 장학금을 받았던 만큼 어머니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어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한인사회에도 되갚고 싶어요."

슈퍼볼 뒤 첫 주말 모처럼 여유를 찾은 워드 선수가 어머니 집을 찾았습니다.

석달만의 모자상봉을 앞둔 워드 선수는 이제 얼굴을 익힌 취재진들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벌써부터 들뜬 모습입니다.

미국 내 최고 유명인사가 돼버린 아들을 한국인 어머니는 '축하한다'는 한 마디로 맞습니다.

거구의 수비수들 사이로 야생마처럼 내달리던 슈퍼볼의 영웅도 어머니 앞에선 귀여운 아들일 뿐입니다.

어머니와의 상봉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후 약 석달만입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한국어를 배워서 어머니와 한국어로 말을 하고 싶다. 풋볼하고 좋은 집 사고 그러느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올 4월 한국에 가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워드 선수의 성공과 애틋한 엄마 사랑은 인내와 노력으로 얻은 행복이 더욱 소중하다는 평범한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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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드, 어머니의 아들
    • 입력 2006-02-17 11:11:1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차별과 역경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미식 축구의 영웅 하인즈 워드 선수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 씨. 이 모자의 이야기가 우리들은 물론 미국인들에게도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수퍼볼 이후 양국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워드 선수 모자를 이선재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리포트> 미국의 영웅 하인스 워드를 길러낸 김영희 씨는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자식을 앞세우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였습니다. 6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의 어머니지만 아들이 사준 저택을 마다하고 작고 아담한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이제 생활비 걱정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매일 새벽 6시면 일어나 근처 고등학교 식당으로 출근합니다. 늘 웃는 모습으로 미국 언론의 찬사를 받는 워드 선수의 겸손함은 바로 이런 어머니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오르면 내릴때 있다. 그때를 생각해라." 국제결혼과 도미, 이혼과 양육권 다툼 등 혼자 몸으로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야했던 여성가장으로서 자식에게는 일부러 더 엄격했지만 늘 엄마보다 더 속 깊은 아들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어려서부터 애영감이라고 사람들이 불러..." 그러나 흑인아들을 둔 동양계 엄마로서 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중학교 때 학교에 내려주니 애들이 놀려 고개 숙이고 뛰어 들어가..." 미국생활 30년을 앞둔 김영희 씨의 집 곳곳은 아들이 사준 한국 기념품들로 장식돼 있습니다. 태어나기는 했지만 어릴 때 떠나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한국에 대한 워드 선수의 이런 남다른 애정이 김영희 씨는 무엇보다 마음 든든합니다. <인터뷰> 김영희(하인즈 워드 선수 어머니) : "지금도 수제비 두 그릇을 먹고 김치, 깍두기 좋아해요." 어머니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워드 선수 집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스포츠 스타답게 애틀랜타 최고의 부촌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미국 언론의 집중취재로 피곤한 가운데서도 한국 취재진들을 반갑게 맞이한 워드 선수의 제일성은 역시 어머니와 한인사회에 대한 감삽니다. <인터뷰> 하인즈 워드(수퍼볼 MVP) : "어머니는 가족을 떠나 낯선 나라에 와서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영어도 못하시는데 희생이 많으셨습니다. 저를 지원해 준 한인사회가 있어 너무 놀랍고 좋습니다." 워드 선수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싶은 비밀과도 같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반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나의 반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반은 미국 흑인입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 난 양쪽에서 최선의 것을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내에서 신을 벗는 한국인만의 문화로 친구들이 불편해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아들 제이든의 돌 때는 돌잡이 상까지 차렸다고 소개했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아들 첫 생일때 한복도 입히고 한국식으로 돌잡이 상도 차려줬는데 반지와 돈을 잡더군요." 워드 선수는 특히 성실과 근면 등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한국적 문화자산이 자신의 아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가난했던 학창시절 한인사회의 장학금을 받았던 만큼 어머니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어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한인사회에도 되갚고 싶어요." 슈퍼볼 뒤 첫 주말 모처럼 여유를 찾은 워드 선수가 어머니 집을 찾았습니다. 석달만의 모자상봉을 앞둔 워드 선수는 이제 얼굴을 익힌 취재진들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벌써부터 들뜬 모습입니다. 미국 내 최고 유명인사가 돼버린 아들을 한국인 어머니는 '축하한다'는 한 마디로 맞습니다. 거구의 수비수들 사이로 야생마처럼 내달리던 슈퍼볼의 영웅도 어머니 앞에선 귀여운 아들일 뿐입니다. 어머니와의 상봉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후 약 석달만입니다. <인터뷰> 워드 선수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한국어를 배워서 어머니와 한국어로 말을 하고 싶다. 풋볼하고 좋은 집 사고 그러느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올 4월 한국에 가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워드 선수의 성공과 애틋한 엄마 사랑은 인내와 노력으로 얻은 행복이 더욱 소중하다는 평범한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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