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 회복 가속화

입력 2006.03.31 (13:21) 수정 2006.03.31 (15: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중반 거품 경기가 꺼진 뒤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잃어버린 10년이란 말까지 나왔습니다만 최근 본격적인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경기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쿄 홍지명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홍 특파원!!

질문: 일본의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있습니까?

네, 요즘 일본 도쿄의 거리에 나가보면 흥청거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흥가의 음식점과 술집들이 손님들로 넘치고 빈 택시를 찾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연말연시가 지난 지 오래지만 모임들도 활발합니다. 한마디로 호전된 기업 실적이 샐러리맨들의 지갑을 불리면서 바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 길거리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정부도 구체적인 수치로 이같은 체감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써왔던 완만한 경기회복이라는 표현 가운데 '완만한'이라는 수식어를 떼버리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GDP, 즉 국내총생산 실질성장률이 연률로 환산할 때 5.4%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까지 일본의 산업생산은 6개월 내리 증가했고 자동차가 선도하고 있는 수출 증가세도 눈부실 정돕니다. 또 소비 지출과 설비투자, 은행대출 등 관련 지표들이 모두 침체기 이후 새로운 기록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이 최근 제로금리 정책 포기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그렇습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9일 일종의 통화팽창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양적완화를 해제했습니다. 양적완화란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풀어 유동성을 높이고 금리도 0%로 묶어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쉽도록 한 것입니다. 5년 동안이나 펴왔던 이런 정책을 바꾼 것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 지출 증가로 물가 오름세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후쿠이 (일본은행총재): "일본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플러스로 돌아섰고 앞으로도 플러스 기조가 계속되리라 본다."

일본 정부도 일본은행의 이런 결정을 존중한다고 거들었는데 이는 결국 일본이 공식적으로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일본의 고용사정은 어떻습니까?

네 아무래도 국민들의 관심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증가와 고용증가에 있을텐데요, 한마디로 일본의 고용시장은 봄볕이 화사합니다.

일본정부가 조사한 올 봄 대졸예정자의 취업내정률은 지난달 1일 현재 85.8%로 1년전보다 3% 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고졸 예정자도 취업내정률이 높아졌습니다.

지금 나오는 화면은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입니다만 제목은 '기술직 어서오세요'입니다. 기업 설비투자가 늘자 생산현장의 기술직 인력이 부족해지자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경쟁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인터뷰>가키자키 (日리쿠르트사 과장): "올해는 경기회복이 보다 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채용 요구가 더욱 현저해졌다"

질문: 일본의 이런 경기 회복세가 세계경제, 특히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네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이 어떤 속도로 이뤄질까 하는 점에 달려있습니다. 일본의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 국제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돼 국제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한국 증시 등 아시아 시장에 투자됐던 엔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권시장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시장 충격을 우려해 당분간은 0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또한 일본 경기 회복으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우리 수출 기업으로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제 강대국 일본의 재도약, 이웃인 우리나라가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본 경기 회복 가속화
    • 입력 2006-03-31 10:30:54
    • 수정2006-03-31 15:34:5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중반 거품 경기가 꺼진 뒤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잃어버린 10년이란 말까지 나왔습니다만 최근 본격적인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경기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쿄 홍지명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홍 특파원!! 질문: 일본의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있습니까? 네, 요즘 일본 도쿄의 거리에 나가보면 흥청거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흥가의 음식점과 술집들이 손님들로 넘치고 빈 택시를 찾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연말연시가 지난 지 오래지만 모임들도 활발합니다. 한마디로 호전된 기업 실적이 샐러리맨들의 지갑을 불리면서 바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 길거리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정부도 구체적인 수치로 이같은 체감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써왔던 완만한 경기회복이라는 표현 가운데 '완만한'이라는 수식어를 떼버리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GDP, 즉 국내총생산 실질성장률이 연률로 환산할 때 5.4%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까지 일본의 산업생산은 6개월 내리 증가했고 자동차가 선도하고 있는 수출 증가세도 눈부실 정돕니다. 또 소비 지출과 설비투자, 은행대출 등 관련 지표들이 모두 침체기 이후 새로운 기록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이 최근 제로금리 정책 포기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그렇습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9일 일종의 통화팽창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양적완화를 해제했습니다. 양적완화란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풀어 유동성을 높이고 금리도 0%로 묶어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쉽도록 한 것입니다. 5년 동안이나 펴왔던 이런 정책을 바꾼 것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 지출 증가로 물가 오름세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후쿠이 (일본은행총재): "일본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플러스로 돌아섰고 앞으로도 플러스 기조가 계속되리라 본다." 일본 정부도 일본은행의 이런 결정을 존중한다고 거들었는데 이는 결국 일본이 공식적으로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일본의 고용사정은 어떻습니까? 네 아무래도 국민들의 관심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증가와 고용증가에 있을텐데요, 한마디로 일본의 고용시장은 봄볕이 화사합니다. 일본정부가 조사한 올 봄 대졸예정자의 취업내정률은 지난달 1일 현재 85.8%로 1년전보다 3% 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고졸 예정자도 취업내정률이 높아졌습니다. 지금 나오는 화면은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입니다만 제목은 '기술직 어서오세요'입니다. 기업 설비투자가 늘자 생산현장의 기술직 인력이 부족해지자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경쟁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인터뷰>가키자키 (日리쿠르트사 과장): "올해는 경기회복이 보다 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채용 요구가 더욱 현저해졌다" 질문: 일본의 이런 경기 회복세가 세계경제, 특히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네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이 어떤 속도로 이뤄질까 하는 점에 달려있습니다. 일본의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 국제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돼 국제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한국 증시 등 아시아 시장에 투자됐던 엔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권시장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시장 충격을 우려해 당분간은 0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또한 일본 경기 회복으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우리 수출 기업으로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제 강대국 일본의 재도약, 이웃인 우리나라가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