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총리 물러난다

입력 2006.04.07 (13:31) 수정 2006.04.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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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의 탁신 친나왓 총리가 마침내 성난 피플 파워에 굴복해 물러났습니다. 부패와 직권 남용 의혹으로 국민들과 야당의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온 지 2달여 만입니다.

이로써 극도의 혼란을 거듭해 온 태국 정국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방콕의 백운기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백 특파원! 탁신 총리가 결국 물러나는군요?

<리포트>

그렇습니다. 탁신 총리는 지난 4일 밤 특별회견을 열고 현재의 총선일정을 모두 끝내고 새정부가 출범하면 자신은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새정부가 출범하려면 당장 오는 23일 38개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탁신 총리는 그 전까지는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탁신 총리는 어제 각료회의를 열어 건강상 이유로 좀 쉬어야겠다면서 칫차이 법무장관을 총리대행으로 지명해 사실상 총리직을 물러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탁신 총리는 오늘 오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내 백화점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을 즐기는 등 한가로운 모습ㅇ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 동안 퇴진의사를 보이지 않았던 탁신 총리가 왜 마음을 바꿨습니까?

<대답>
네, 탁신 총리가 마음을 바꾼 것은 현 푸미폰 태국국왕의 말 한마디가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탁신 총리는 총선이 끝난 뒤 회견을 열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따라서 자신이 물러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탁신 총리가 지난 4일 오후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뒤 돌아와 곧바로 특별회견을 갖고 사임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국왕이 탁신 총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있지만 더이상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질문>
태국에서 국왕의 위상이 대단한가 보군요?

<대답>
태국의 국왕은 한마디로 태국 국민들에게는 살아있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즉위 60주년을 맞는 현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 대한 태국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국왕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식당이나 집안에도 반드시 국왕의 사진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태국 국왕은 평소에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지만 현행 태국 헌법상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국왕의 결정이 최우선입니다.

현 국왕이 지난 92년 태국에 군사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도 당사자를 불러 말 한마디로 복종시켜 쿠데타를 종식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야당과 반 탁신 세력은 일단 뜻을 이뤘는데 현재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대답>
네 일단 야당은 탁신 총리의 발표를 환영하면서 하루속히 헌법개정을 포함한 정치일정에 합의해서 새로운 총선을 치를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반탁신 시위를 주도해왔던 민주시민 연대는 그러나 아직도 탁신 총리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 듯 오는 30일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다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내일로 예정된 반탁신 집회도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집회의 성격은 이번 총선의 결과와 의미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이번 탁신 총리의 퇴진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대답>
네 탁신 총리가 물러난 이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태국을 이끌 새 지도자가 나오겠지만 태국으로서는 당분간 조정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탁신 총리는 그동안 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집권당을 발판으로 국내정치를 안정시키면서 밖으로는 동남아 각 나라의 통합을 이끄는 지도자의 위치를 다져왔습니다.

지나치게 인기에 영합한다,거품이 많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부패척결과 빈곤추방, 마약과의 전맹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태국에서는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우고 두번째 집권에 성공한 총리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런 탁신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자신의 부정부패 의혹이었습니다. 돈과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아시아의 리더를 꿈꾸던 탁신 총리였지만 결국 양립할 수 없는 한쪽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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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탁신 총리 물러난다
    • 입력 2006-04-07 09:19:10
    • 수정2006-04-07 13:34:4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태국의 탁신 친나왓 총리가 마침내 성난 피플 파워에 굴복해 물러났습니다. 부패와 직권 남용 의혹으로 국민들과 야당의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온 지 2달여 만입니다. 이로써 극도의 혼란을 거듭해 온 태국 정국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방콕의 백운기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백 특파원! 탁신 총리가 결국 물러나는군요? <리포트> 그렇습니다. 탁신 총리는 지난 4일 밤 특별회견을 열고 현재의 총선일정을 모두 끝내고 새정부가 출범하면 자신은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새정부가 출범하려면 당장 오는 23일 38개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탁신 총리는 그 전까지는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탁신 총리는 어제 각료회의를 열어 건강상 이유로 좀 쉬어야겠다면서 칫차이 법무장관을 총리대행으로 지명해 사실상 총리직을 물러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탁신 총리는 오늘 오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내 백화점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을 즐기는 등 한가로운 모습ㅇ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 동안 퇴진의사를 보이지 않았던 탁신 총리가 왜 마음을 바꿨습니까? <대답> 네, 탁신 총리가 마음을 바꾼 것은 현 푸미폰 태국국왕의 말 한마디가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탁신 총리는 총선이 끝난 뒤 회견을 열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따라서 자신이 물러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탁신 총리가 지난 4일 오후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뒤 돌아와 곧바로 특별회견을 갖고 사임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국왕이 탁신 총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있지만 더이상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질문> 태국에서 국왕의 위상이 대단한가 보군요? <대답> 태국의 국왕은 한마디로 태국 국민들에게는 살아있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즉위 60주년을 맞는 현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 대한 태국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국왕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식당이나 집안에도 반드시 국왕의 사진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태국 국왕은 평소에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지만 현행 태국 헌법상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국왕의 결정이 최우선입니다. 현 국왕이 지난 92년 태국에 군사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도 당사자를 불러 말 한마디로 복종시켜 쿠데타를 종식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야당과 반 탁신 세력은 일단 뜻을 이뤘는데 현재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대답> 네 일단 야당은 탁신 총리의 발표를 환영하면서 하루속히 헌법개정을 포함한 정치일정에 합의해서 새로운 총선을 치를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반탁신 시위를 주도해왔던 민주시민 연대는 그러나 아직도 탁신 총리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 듯 오는 30일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다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내일로 예정된 반탁신 집회도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집회의 성격은 이번 총선의 결과와 의미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이번 탁신 총리의 퇴진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대답> 네 탁신 총리가 물러난 이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태국을 이끌 새 지도자가 나오겠지만 태국으로서는 당분간 조정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탁신 총리는 그동안 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집권당을 발판으로 국내정치를 안정시키면서 밖으로는 동남아 각 나라의 통합을 이끄는 지도자의 위치를 다져왔습니다. 지나치게 인기에 영합한다,거품이 많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부패척결과 빈곤추방, 마약과의 전맹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태국에서는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우고 두번째 집권에 성공한 총리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런 탁신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자신의 부정부패 의혹이었습니다. 돈과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아시아의 리더를 꿈꾸던 탁신 총리였지만 결국 양립할 수 없는 한쪽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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