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시험 오류, 얼빠진 국세청

입력 2006.04.17 (22:0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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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치러진 세무사 자격시험의 출제오류는 국가시험 시행에 임하는 공무원들의 안이함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시험지가 인쇄된 후 확인도 안했을 뿐더러 시험 30분 전에 오류를 발견하고도 그대로 강행했다고 합니다.

최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자격 시험, 어떻게 6문항이나 잘못 출제됐을까.

시험지는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인쇄됐습니다.

7개 과목의 인쇄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영어 과목을 인쇄한 시각은 다음날 새벽 2시.

A형 인쇄가 끝나고 B형 문제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인쇄 원판 필름의 일부가 찢어진 게 화근이었습니다.

인쇄업자가 다시 B형 문제를 촬영한다는 게 A형 문제를 촬영해 그대로 찍어낸 것입니다.

새벽 5시 반. 인쇄가 모두 끝났지만 담당 공무원은 확인도 안하고 밀봉을 지시했습니다.

<인터뷰>김홍윤(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 고시계장): "A형도 그렇고 다른 것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보고.."

시험지가 잘못 인쇄된 사실은 1교시 영어 시험이 치러지기 30분 전인 9시 반, 감독관이 발견해 총책임자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은 그대로 강행됐습니다.

<인터뷰>김경원(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바꿀 수 있느냐고 하니까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대로 치르는 수 밖에 없고 나중에..그 문제는 별도로 처리하자 한 거죠."

그래서 오늘 국세공무원교육원이 내놓은 대책은 B형 응시자에게 문제가 된 영어 6개 문항만 재시험을 보게 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험을 치른 다른 수험생의 문제와 어떻게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을지 큰 문제입니다.

이번 재시험이 원래 출제된 문제와 난이도가 다를 경우 행정 소송 등으로 문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B형 응시생만 재시험을 치르는 데 대해 A형 응시생이 또 불만입니다.

<인터뷰>이고은(응시생): "B형 푸는 학생들은 문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다른 과목을 먼저 풀 수 있었지만, A형 학생들은 자기 페이스대로 풀다 보니깐.."

이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도 반복되는 실수가 공무원의 기강 해이 탓이라면 정부로서도 중대한 문제로 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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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무사 시험 오류, 얼빠진 국세청
    • 입력 2006-04-17 21:20:5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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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치러진 세무사 자격시험의 출제오류는 국가시험 시행에 임하는 공무원들의 안이함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시험지가 인쇄된 후 확인도 안했을 뿐더러 시험 30분 전에 오류를 발견하고도 그대로 강행했다고 합니다. 최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자격 시험, 어떻게 6문항이나 잘못 출제됐을까. 시험지는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인쇄됐습니다. 7개 과목의 인쇄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영어 과목을 인쇄한 시각은 다음날 새벽 2시. A형 인쇄가 끝나고 B형 문제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인쇄 원판 필름의 일부가 찢어진 게 화근이었습니다. 인쇄업자가 다시 B형 문제를 촬영한다는 게 A형 문제를 촬영해 그대로 찍어낸 것입니다. 새벽 5시 반. 인쇄가 모두 끝났지만 담당 공무원은 확인도 안하고 밀봉을 지시했습니다. <인터뷰>김홍윤(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 고시계장): "A형도 그렇고 다른 것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보고.." 시험지가 잘못 인쇄된 사실은 1교시 영어 시험이 치러지기 30분 전인 9시 반, 감독관이 발견해 총책임자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은 그대로 강행됐습니다. <인터뷰>김경원(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바꿀 수 있느냐고 하니까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대로 치르는 수 밖에 없고 나중에..그 문제는 별도로 처리하자 한 거죠." 그래서 오늘 국세공무원교육원이 내놓은 대책은 B형 응시자에게 문제가 된 영어 6개 문항만 재시험을 보게 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험을 치른 다른 수험생의 문제와 어떻게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을지 큰 문제입니다. 이번 재시험이 원래 출제된 문제와 난이도가 다를 경우 행정 소송 등으로 문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B형 응시생만 재시험을 치르는 데 대해 A형 응시생이 또 불만입니다. <인터뷰>이고은(응시생): "B형 푸는 학생들은 문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다른 과목을 먼저 풀 수 있었지만, A형 학생들은 자기 페이스대로 풀다 보니깐.." 이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도 반복되는 실수가 공무원의 기강 해이 탓이라면 정부로서도 중대한 문제로 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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