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출산열풍의 허와 실

입력 2006.12.29 (22:09) 수정 2006.12.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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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 설부터는 이른바 시작되는 황금 돼지해라 해서 아기를 낳으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재물운을 타고 난다는 속설때문인데 황금돼지해 출산열풍의 허와 실을 김명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요즘 산부인과 병원 대기실은 초만원입니다.

'황금 돼지해인 내년에 아기를 낳으면 아기에게 재물 운이 있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올 하반기에 이 병원의 불임 클리닉을 찾은 사람은 지난해에 비해 40% 넘게 늘었습니다.

<인터뷰>김선경 (내년 4월 출산 예정): "내년에 낳으면 황금돼지 해라는 얘기를 들어서 적극적으로 임신 계획을 세웠고, 그래도 재물 운이 있다는 건 좋은 거잖아요."

덩달아 신난 유아용품 업체들도 다양한 이벤트와 돼지 모양의 유아용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황금돼지 해의 실체는 뭘까?

내년 2월부터는 정해년.

정(丁)자가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은 정확히 60년 만에 찾아오는 붉은 돼지해가 됩니다.

그런데 왜 붉은 돼지 해가 황금돼지 해가 되느냐를 놓고 역술가와 무속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인터뷰>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부회장): "붉은 색은 권위와 부와 재물, 재수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재물을 의미하는 황금을 넣어 황금돼지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장): "정해년이 좋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우리 역학에선 전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합니다."

이런 출산붐의 부작용은 없을까?

새천년 출산 열풍이 일었던 지난 2000년.

평년보다 10만 명 넘게 많은 63만여 명의 즈믄둥이들이 태어났습니다.

7살 수연이도 즈믄둥입니다.

그런데 벌써 부터 동갑내기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높아진 경쟁률 탓에 사립초등학교 입학 추첨에서 탈락하고 만 것입니다.

<인터뷰>최은희 (안수연 양 어머니): "경쟁률이 치열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취업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거워요."

역술에 기대는 부모들의 희망이 엉뚱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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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돼지해 출산열풍의 허와 실
    • 입력 2006-12-29 21:15:22
    • 수정2006-12-29 22: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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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 설부터는 이른바 시작되는 황금 돼지해라 해서 아기를 낳으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재물운을 타고 난다는 속설때문인데 황금돼지해 출산열풍의 허와 실을 김명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요즘 산부인과 병원 대기실은 초만원입니다. '황금 돼지해인 내년에 아기를 낳으면 아기에게 재물 운이 있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올 하반기에 이 병원의 불임 클리닉을 찾은 사람은 지난해에 비해 40% 넘게 늘었습니다. <인터뷰>김선경 (내년 4월 출산 예정): "내년에 낳으면 황금돼지 해라는 얘기를 들어서 적극적으로 임신 계획을 세웠고, 그래도 재물 운이 있다는 건 좋은 거잖아요." 덩달아 신난 유아용품 업체들도 다양한 이벤트와 돼지 모양의 유아용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황금돼지 해의 실체는 뭘까? 내년 2월부터는 정해년. 정(丁)자가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은 정확히 60년 만에 찾아오는 붉은 돼지해가 됩니다. 그런데 왜 붉은 돼지 해가 황금돼지 해가 되느냐를 놓고 역술가와 무속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인터뷰>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부회장): "붉은 색은 권위와 부와 재물, 재수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재물을 의미하는 황금을 넣어 황금돼지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장): "정해년이 좋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우리 역학에선 전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합니다." 이런 출산붐의 부작용은 없을까? 새천년 출산 열풍이 일었던 지난 2000년. 평년보다 10만 명 넘게 많은 63만여 명의 즈믄둥이들이 태어났습니다. 7살 수연이도 즈믄둥입니다. 그런데 벌써 부터 동갑내기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높아진 경쟁률 탓에 사립초등학교 입학 추첨에서 탈락하고 만 것입니다. <인터뷰>최은희 (안수연 양 어머니): "경쟁률이 치열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취업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거워요." 역술에 기대는 부모들의 희망이 엉뚱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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