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무분별한 CT 촬영…방사선 피폭 주의

입력 2012.11.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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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을 진단하기 위해서 CT 촬영을 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별 생각 없이 이런 CT 촬영을 1년에 수십 번씩 찍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최다 촬영 건수를 기록한 간경화증 환자 사례를 한번 볼까요.

입원 뒤 여덟 달 동안 배와 가슴, 심지어 머리까지 37번의 CT를 찍었고 병원을 옮긴 뒤에도 16번을 더해서 1년 동안 무려 53번이나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자주 찍어도 몸에는 괜찮은 걸까요?

먼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목의 통증이 심해 CT를 찍습니다.

올해만 4번째 CT 검사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발목과 허리를 찍었고, 얼마 전에 건강검진에서 전신 암 검사 PET CT를 찍었습니다.

<인터뷰> 박성배(목 통증 환자) : "불안하죠. 인터넷이나 방송 같은 데 보면 방사선을 이용해서 이게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속에 뭐 쌓일까 봐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러다 병원을 옮기면 또 CT를 찍게 됩니다.

병원끼리 CT를 공유하지 않다 보니 CT 촬영 환자의 20%가 한 달 이내에 다른 병원에서 다시 촬영합니다.

한 70살 뇌출혈 환자의 경우 전남과 광주, 서울을 돌며 하루에 4번의 CT를 찍기도 한 것으로 심평원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CT 장비 보유 대수는 인구 백만 명당 35대, OECD 평균의 1.5 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CT 장비가 많고 접근성이 좋다 보니 10년 새 우리나라 CT 촬영 건수가 5배나 늘어 올해 6백만 건 돌파가 예상됩니다.

중복되는 검사 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암, CT 검사 횟수가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도 커집니다.

<인터뷰> 천정은(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특히 소아에서 반복적인 CT 라든지 이런 것은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암이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고 잘 알려져 있거든요."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암 유발 위험은 더 커집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앵커 멘트>

CT 촬영이 위험한 건 바로 방사선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환자에 대한 방사선 피폭량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한번 CT를 촬영할 때 병원마다 피폭량이 천차만별이어서 머리를 기준으로 성인은 약 9배, 어린이는 최대 13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방사선 기준이 왜 없는건지, 또 피폭량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계속해서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사선이 몸을 통과하면서 만들어 내는 CT 영상, 전신 CT의 경우 엑스레이 3백 장에 해당되는 방사선을 쬐게 됩니다.

방사선은 유전자를 파괴하거나 변이를 일으켜 암 발생 위험을 키웁니다.

하지만 국제방사선기구는 CT 촬영의 이득이 위험성보다 크다는 이유로 노출 기준을 정하진 않고 권고치만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식약청도 오늘 어린이 최대 피폭량이 36 밀리그레이를 넘지 않도록 권고치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형수(식약청 방사선안전과장) : "저희들이 가급적 표준 프로토콜을 제공해서 권고량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체 CT 기기의 40% 가까이가 방사선량을 측정하지 않는 데다, 병원이 환자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진국처럼 피폭량 고지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백도명(반핵 의사회 공동대표) : "이런 CT 검사를 통해서 얼마만큼 피폭됐는지를 그 당시, 혹은 후에라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 간 영상 진료 기록을 공유해 불필요한 중복 촬영을 막을 필요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영상정보 교류 시스템 연구에 착수하고 CT 저감에 동참하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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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무분별한 CT 촬영…방사선 피폭 주의
    • 입력 2012-11-14 2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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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을 진단하기 위해서 CT 촬영을 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별 생각 없이 이런 CT 촬영을 1년에 수십 번씩 찍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최다 촬영 건수를 기록한 간경화증 환자 사례를 한번 볼까요. 입원 뒤 여덟 달 동안 배와 가슴, 심지어 머리까지 37번의 CT를 찍었고 병원을 옮긴 뒤에도 16번을 더해서 1년 동안 무려 53번이나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자주 찍어도 몸에는 괜찮은 걸까요? 먼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목의 통증이 심해 CT를 찍습니다. 올해만 4번째 CT 검사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발목과 허리를 찍었고, 얼마 전에 건강검진에서 전신 암 검사 PET CT를 찍었습니다. <인터뷰> 박성배(목 통증 환자) : "불안하죠. 인터넷이나 방송 같은 데 보면 방사선을 이용해서 이게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속에 뭐 쌓일까 봐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러다 병원을 옮기면 또 CT를 찍게 됩니다. 병원끼리 CT를 공유하지 않다 보니 CT 촬영 환자의 20%가 한 달 이내에 다른 병원에서 다시 촬영합니다. 한 70살 뇌출혈 환자의 경우 전남과 광주, 서울을 돌며 하루에 4번의 CT를 찍기도 한 것으로 심평원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CT 장비 보유 대수는 인구 백만 명당 35대, OECD 평균의 1.5 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CT 장비가 많고 접근성이 좋다 보니 10년 새 우리나라 CT 촬영 건수가 5배나 늘어 올해 6백만 건 돌파가 예상됩니다. 중복되는 검사 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암, CT 검사 횟수가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도 커집니다. <인터뷰> 천정은(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특히 소아에서 반복적인 CT 라든지 이런 것은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암이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고 잘 알려져 있거든요."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암 유발 위험은 더 커집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앵커 멘트> CT 촬영이 위험한 건 바로 방사선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환자에 대한 방사선 피폭량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한번 CT를 촬영할 때 병원마다 피폭량이 천차만별이어서 머리를 기준으로 성인은 약 9배, 어린이는 최대 13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방사선 기준이 왜 없는건지, 또 피폭량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계속해서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사선이 몸을 통과하면서 만들어 내는 CT 영상, 전신 CT의 경우 엑스레이 3백 장에 해당되는 방사선을 쬐게 됩니다. 방사선은 유전자를 파괴하거나 변이를 일으켜 암 발생 위험을 키웁니다. 하지만 국제방사선기구는 CT 촬영의 이득이 위험성보다 크다는 이유로 노출 기준을 정하진 않고 권고치만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식약청도 오늘 어린이 최대 피폭량이 36 밀리그레이를 넘지 않도록 권고치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형수(식약청 방사선안전과장) : "저희들이 가급적 표준 프로토콜을 제공해서 권고량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체 CT 기기의 40% 가까이가 방사선량을 측정하지 않는 데다, 병원이 환자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진국처럼 피폭량 고지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백도명(반핵 의사회 공동대표) : "이런 CT 검사를 통해서 얼마만큼 피폭됐는지를 그 당시, 혹은 후에라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 간 영상 진료 기록을 공유해 불필요한 중복 촬영을 막을 필요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영상정보 교류 시스템 연구에 착수하고 CT 저감에 동참하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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