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위치 발신기 ‘엉망’…정박 선박이 ‘운항 중’

입력 2014.05.09 (21:18) 수정 2014.05.09 (23: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세월호 같은 여객선뿐만 아니라 어선에도 이런 자동위치 발신장치, 이른바 'V패스'가 설치돼 있는데요.

일선 해경 상황실에서 어선의 입출항과 항적, 등록 선원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어선의 조난과 범죄 예방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해경은 지난해까지 국내 어선의 40%인 3만여 척의 어선에 이 발신장치 장착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사후 관리와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고 때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큽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군산항에 닻을 내린 뒤 단 한 차례도 운항하지 않은 7톤급 꽃게잡이 어선.

하지만, 해경의 운항 기록에는 이 배가 최근까지 운항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녹취> 꽃게잡이 어선 선장(음성변조) : "하선한 이후로는 출항한 사실이 없는데 제가 1년간 이 배로 항해·조업한 걸로 기록에 뜨는 거예요."

해경의 기록대로 운항한 배를 찾아봤더니 군산항에서 70킬로미터 떨어진 부안의 한 포구에 있는 19톤급 어획물 운반선입니다.

이렇게 어선 위치발신장치가 엉뚱하게 달리는 경우는 한두 사례가 아닙니다.

어획량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다른 배의 것을 다는가 하면, 면세유를 더 타내기 위해 큰 배의 발신장치를 달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새우잡이 어민(음성변조) : "조금 더 큰 배로 조금 더 많은 새우를 잡으려고 이 배(작은 배)에 허가를 내서 거기(큰 배)에 붙여서 모든 것을 그 배로 하는 거예요.."

해경은 민간업체가 발신장치를 설치하면서 엉터리로 다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인력의 한계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설치업체)두 분이 와서 그 많은 배를 달다 보니까 미처 확인을 못 할 수도 있고.."

지난 2012년 이후 13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해경의 부실한 관리 속에 어선 안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위치 발신기 ‘엉망’…정박 선박이 ‘운항 중’
    • 입력 2014-05-09 21:19:45
    • 수정2014-05-09 23:16:10
    뉴스 9
<앵커 멘트>

세월호 같은 여객선뿐만 아니라 어선에도 이런 자동위치 발신장치, 이른바 'V패스'가 설치돼 있는데요.

일선 해경 상황실에서 어선의 입출항과 항적, 등록 선원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어선의 조난과 범죄 예방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해경은 지난해까지 국내 어선의 40%인 3만여 척의 어선에 이 발신장치 장착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사후 관리와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고 때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큽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군산항에 닻을 내린 뒤 단 한 차례도 운항하지 않은 7톤급 꽃게잡이 어선.

하지만, 해경의 운항 기록에는 이 배가 최근까지 운항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녹취> 꽃게잡이 어선 선장(음성변조) : "하선한 이후로는 출항한 사실이 없는데 제가 1년간 이 배로 항해·조업한 걸로 기록에 뜨는 거예요."

해경의 기록대로 운항한 배를 찾아봤더니 군산항에서 70킬로미터 떨어진 부안의 한 포구에 있는 19톤급 어획물 운반선입니다.

이렇게 어선 위치발신장치가 엉뚱하게 달리는 경우는 한두 사례가 아닙니다.

어획량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다른 배의 것을 다는가 하면, 면세유를 더 타내기 위해 큰 배의 발신장치를 달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새우잡이 어민(음성변조) : "조금 더 큰 배로 조금 더 많은 새우를 잡으려고 이 배(작은 배)에 허가를 내서 거기(큰 배)에 붙여서 모든 것을 그 배로 하는 거예요.."

해경은 민간업체가 발신장치를 설치하면서 엉터리로 다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인력의 한계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설치업체)두 분이 와서 그 많은 배를 달다 보니까 미처 확인을 못 할 수도 있고.."

지난 2012년 이후 13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해경의 부실한 관리 속에 어선 안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