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손 안에 ‘칩’ 심는 스웨덴…신분증·신용카드 대신

입력 2019.05.13 (18:06) 수정 2019.05.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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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

전 세계 사용자가 50억 명이라고 하죠.

특히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신하게 되면서, 전 세계가 빠르게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이 스마트폰도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스웨덴의 한 회사, 한 여성이 손을 갖다 대자 문이 열립니다.

자판기 앞에서도 마찬가지. 음료수를 사고요,

컴퓨터를 켜고 복사도 합니다.

[마리안/직장인 :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어요. 카드식 열쇠도 필요 없고 저희는 이 칩으로 가능해요."]

비밀은 손안에 있습니다.

보통 마이크로칩(Microchip)이라고 하죠.

이 칩을 이식한 겁니다.

신분증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물 출입도, 결제도 할 수 있는 건데요.

이 회사의 경우, 전체 직원 가운데 약 20%가 마이크로칩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칩이 쌀알 정도의 크긴 것 같아요.

저 작은 칩을 우리 몸속에 심는다는 거죠?

[답변]

네, 칩의 크기는 보통 6~10mm 정도인데요.

주사기 등을 이용해 엄지와 검지 사이, 그러니깐, 손등 쪽 피부 아래에 이식하는 방식입니다.

시술은 대개 피어싱 가게에서 이뤄집니다.

귀를 뚫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30초 정도면 끝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비용은 180달러 선, 우리 돈으로 20만 원 정도입니다.

['마이크로칩' 이용자 : "모든 것이 순조로워요.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모두 제 몸속에 가지고 다니는 거니까요."]

스웨덴에선 최근 마이크로칩 이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이 가게의 경우 일주일에 4~5명꼴, 지금까지 약 8백 명에게 시술했습니다.

[앵커]

그럼 스웨덴에서 마이크로칩 시술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약 만 명 정도가 칩을 이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가운데 4천 명이 넘는 사람들 국적이 모두 스웨덴입니다.

[앵커]

이렇게 스웨덴 사람들이 칩 임플란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 때문입니다.

인체에 삽입하는 마이크로칩은 정보를 인식하는 RFID 기술, 그리고 신용카드 등에 쓰이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술을 이용하는데요,

이 때문에 음식점에선 지갑이, 사무실에선 출입증이 되는 겁니다.

그 어떤 것도, 더는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죠.

[알렉산더 후버/여행업체 대표 : "많은 사람이 카드식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걸)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이 마이크로칩을 사용하면 모든 것이 간편해서 저희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마이크로칩은 의료용 유리가 사용돼, 그동안 이식으로 인한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요.

제거 또한 간단합니다.

[얀스 요한손/직장인 : "꺼내고 싶으면 그냥 의사한테 가서 꺼내면 됩니다. 30초면 되죠."]

[앵커]

스웨덴 사람들이 마이크로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외신들은 스웨덴이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수도 스톡홀름은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를 키워냈고, 몇 년 전부터는 IT 회사들이 몰려들면서 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네스 소블라드/바이오해커/생명공학 활동가 : "단순히 마이크로칩이 아닌 다양한 불빛, 진동 등의 기능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스웨덴은 첨단 도시입니다."]

칩 이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웨덴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2년 전부터는 열차 탑승권 시스템에 시범 적용하고 있는데요,

하루 5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철도청은 국내 기차뿐 아니라 유럽 내 연결편과 지하철까지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앵커]

하지만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지 않습니까?

[답변]

네. 여러 논란 때문인지, 회사 내 칩 임플란트 사용을 허용한 나라는 스웨덴과 벨기에, 미국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직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변호사 : "직원의 사생활 침해에서는 도를 넘어섭니다. 고용주는 언제든 직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휴식 시간이나 휴가 때도요."]

일각에선 보안에 취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칩 개발 업체들은 마이크로칩이 비활성 상태, 쉽게 말해, 다른 곳으로 신호를 보낼 수 없는 구조라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조완 오스터란트/스웨덴 '칩' 개발업체 대표 : "모든 것은 해킹의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칩의) 크기를 작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낮고, (신호) 범위 또한 제한했습니다."]

칩 임플란트 시술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스웨덴에선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더 빨라지고 있는데요.

안전성 입증으로 차세대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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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3 18:10:41
    • 수정2019-05-13 22: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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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

전 세계 사용자가 50억 명이라고 하죠.

특히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신하게 되면서, 전 세계가 빠르게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이 스마트폰도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스웨덴의 한 회사, 한 여성이 손을 갖다 대자 문이 열립니다.

자판기 앞에서도 마찬가지. 음료수를 사고요,

컴퓨터를 켜고 복사도 합니다.

[마리안/직장인 :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어요. 카드식 열쇠도 필요 없고 저희는 이 칩으로 가능해요."]

비밀은 손안에 있습니다.

보통 마이크로칩(Microchip)이라고 하죠.

이 칩을 이식한 겁니다.

신분증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물 출입도, 결제도 할 수 있는 건데요.

이 회사의 경우, 전체 직원 가운데 약 20%가 마이크로칩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칩이 쌀알 정도의 크긴 것 같아요.

저 작은 칩을 우리 몸속에 심는다는 거죠?

[답변]

네, 칩의 크기는 보통 6~10mm 정도인데요.

주사기 등을 이용해 엄지와 검지 사이, 그러니깐, 손등 쪽 피부 아래에 이식하는 방식입니다.

시술은 대개 피어싱 가게에서 이뤄집니다.

귀를 뚫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30초 정도면 끝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비용은 180달러 선, 우리 돈으로 20만 원 정도입니다.

['마이크로칩' 이용자 : "모든 것이 순조로워요.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모두 제 몸속에 가지고 다니는 거니까요."]

스웨덴에선 최근 마이크로칩 이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이 가게의 경우 일주일에 4~5명꼴, 지금까지 약 8백 명에게 시술했습니다.

[앵커]

그럼 스웨덴에서 마이크로칩 시술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약 만 명 정도가 칩을 이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가운데 4천 명이 넘는 사람들 국적이 모두 스웨덴입니다.

[앵커]

이렇게 스웨덴 사람들이 칩 임플란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 때문입니다.

인체에 삽입하는 마이크로칩은 정보를 인식하는 RFID 기술, 그리고 신용카드 등에 쓰이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술을 이용하는데요,

이 때문에 음식점에선 지갑이, 사무실에선 출입증이 되는 겁니다.

그 어떤 것도, 더는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죠.

[알렉산더 후버/여행업체 대표 : "많은 사람이 카드식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걸)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이 마이크로칩을 사용하면 모든 것이 간편해서 저희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마이크로칩은 의료용 유리가 사용돼, 그동안 이식으로 인한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요.

제거 또한 간단합니다.

[얀스 요한손/직장인 : "꺼내고 싶으면 그냥 의사한테 가서 꺼내면 됩니다. 30초면 되죠."]

[앵커]

스웨덴 사람들이 마이크로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외신들은 스웨덴이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수도 스톡홀름은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를 키워냈고, 몇 년 전부터는 IT 회사들이 몰려들면서 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네스 소블라드/바이오해커/생명공학 활동가 : "단순히 마이크로칩이 아닌 다양한 불빛, 진동 등의 기능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스웨덴은 첨단 도시입니다."]

칩 이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웨덴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2년 전부터는 열차 탑승권 시스템에 시범 적용하고 있는데요,

하루 5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철도청은 국내 기차뿐 아니라 유럽 내 연결편과 지하철까지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앵커]

하지만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지 않습니까?

[답변]

네. 여러 논란 때문인지, 회사 내 칩 임플란트 사용을 허용한 나라는 스웨덴과 벨기에, 미국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직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변호사 : "직원의 사생활 침해에서는 도를 넘어섭니다. 고용주는 언제든 직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휴식 시간이나 휴가 때도요."]

일각에선 보안에 취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칩 개발 업체들은 마이크로칩이 비활성 상태, 쉽게 말해, 다른 곳으로 신호를 보낼 수 없는 구조라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조완 오스터란트/스웨덴 '칩' 개발업체 대표 : "모든 것은 해킹의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칩의) 크기를 작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낮고, (신호) 범위 또한 제한했습니다."]

칩 임플란트 시술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스웨덴에선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더 빨라지고 있는데요.

안전성 입증으로 차세대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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