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콜센터 “하청 5번 교체…악순환 고리 끊어야”

입력 2019.12.23 (19:19) 수정 2019.12.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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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대표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

이곳에서 콜센터 업무를 해온 용역회사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근무 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배경에 책임을 떠넘기는 원하청 구조가 있다는 겁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접고용 시행하라! (시행하라, 시행하라.)"]

목소리로만 외부와 소통하던 제주항공 콜센터 직원들이 밖에서 모였습니다.

결항 등의 문제가 잦은 저비용 항공사의 특성상 하루 많게는 수천 건의 고객 항의를 상대해야 하는 이들.

하지만 직원은 40여 명 뿐입니다.

["고객들은 화가 난 상태에서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에 저희들은 모든 것들의 욕받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주항공 본사가 아닌 용역업체 소속입니다.

제주항공은 한 때 콜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지만, 지난 2007년부터 업무를 외주화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업체가 바뀌었습니다.

그때마다 고용 불안 등을 느낀 직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하고 이는 남은 이들의 업무량 증가, 고객 서비스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화장실조차 다녀오기 어려웠습니다.

[이미애/제주항공예약센터지회장 : "화장실을 차례대로 가야 된다는 (규칙이) 있었어요. 메신저를 해서 '저 이석하겠습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면 안되는 거죠. 만성적으로 방광염을..."]

KBS가 만난 또 다른 콜센터 직원들도 원하청 구조 속에서 악화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습니다.

[이선규/위원장/서비스일반노조 : "만약 직접고용 돼 있었더라면 불만이 직접 회사로 오고 그럼 인력 충원으로 이어지겠죠. 그런데 용역회사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감정노동자의 직장내 괴롭힘 피해는 유럽 여러 나라 평균보다 4배 많았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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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 콜센터 “하청 5번 교체…악순환 고리 끊어야”
    • 입력 2019-12-23 19:22:03
    • 수정2019-12-27 15:34:46
    뉴스 7
[앵커]

우리나라의 대표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

이곳에서 콜센터 업무를 해온 용역회사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근무 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배경에 책임을 떠넘기는 원하청 구조가 있다는 겁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접고용 시행하라! (시행하라, 시행하라.)"]

목소리로만 외부와 소통하던 제주항공 콜센터 직원들이 밖에서 모였습니다.

결항 등의 문제가 잦은 저비용 항공사의 특성상 하루 많게는 수천 건의 고객 항의를 상대해야 하는 이들.

하지만 직원은 40여 명 뿐입니다.

["고객들은 화가 난 상태에서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에 저희들은 모든 것들의 욕받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주항공 본사가 아닌 용역업체 소속입니다.

제주항공은 한 때 콜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지만, 지난 2007년부터 업무를 외주화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업체가 바뀌었습니다.

그때마다 고용 불안 등을 느낀 직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하고 이는 남은 이들의 업무량 증가, 고객 서비스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화장실조차 다녀오기 어려웠습니다.

[이미애/제주항공예약센터지회장 : "화장실을 차례대로 가야 된다는 (규칙이) 있었어요. 메신저를 해서 '저 이석하겠습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면 안되는 거죠. 만성적으로 방광염을..."]

KBS가 만난 또 다른 콜센터 직원들도 원하청 구조 속에서 악화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습니다.

[이선규/위원장/서비스일반노조 : "만약 직접고용 돼 있었더라면 불만이 직접 회사로 오고 그럼 인력 충원으로 이어지겠죠. 그런데 용역회사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감정노동자의 직장내 괴롭힘 피해는 유럽 여러 나라 평균보다 4배 많았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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