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87년 이후 민주 세력이 이룬 성취가 크지만 아직 남은 일이 있다"면서 "지역주의가 아직 우리 정치에 살아 있는 만큼 국민의 깊은 헤아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오늘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5년전 광주시민들은 영남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영남에서도 그 이후 선거에서 화답했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다시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는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라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화.타협의 수준높은 정치를 보기 어려울 것이며, 공천헌금 비리 등 부패 정치가 되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의 몫으로 돌아가는 만큼 국민의 깊은 헤아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요즘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군사 독재가 유능하고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고 반문하고 "군사 정권의 경제 성과는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해 이룬 것"이라면서 "IMF 위기도 개발 독재.획일주의를 청산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민주세력은 87년 이전과는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 가고 있다"면서 "시장 경제와 복지.균형 사회도 민주 정부가 하는 일이며, 남북 평화와 상호적 한미관계도 민주 세력이 이룬 성취"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5.18 기념식에 해마다 참석해 왔고, 올해가 다섯번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