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 단독 선두로 나선 윤석민의 호투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일주 만에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KIA는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9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한 개씩만 내준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윤석민은 7회 대타자 강봉규의 안타만 아니었더라면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1-0, 7회 강우콜드게임으로 이길 때 마운드를 지켰던 윤석민은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고 최근 6연승이자 시즌 11승째(2패1세이브)를 챙겼다.
이로써 팀 동료 아퀼리노 로페즈(10승3패1세이브), 이날 롯데와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된 LG 박현준(10승6패)을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탈삼진도 매 이닝 기록하며 11개를 추가해 시즌 109개를 기록한 윤석민은 한화 류현진(108개)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방어율은 2.86에서 2.62로 내려앉아 선두 두산 니퍼트(2.44)와의 격차를 줄였다.
이날 총 128개의 공을 던진 윤석민은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이 중 스트라이크가 85개였을 만큼 제구가 좋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까지 찍었다.
KIA는 49승33패(승률 0.598)가 돼 삼성(44승2무30패·승률 0.595)을 승률 0.003차로 2위로 끌어내리고 지난 8일 이후 일주 만에 다시 1위가 됐다.
이범호는 5회 2점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려 68타점으로 롯데 이대호(66타점)를 제치고 이 부문 1위가 됐다.
롯데는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LG를 10-6으로 꺾고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최근 새로 영입한 오른손 정통파 투수 크리스 부첵(미국)은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으로 1점(비자책)만 내주고 마운드를 데려와 데뷔 무대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두산-넥센(잠실구장), SK-한화(문학구장)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올 시즌 들어 비로 치르지 못해 추후 열릴 게임은 총 55경기로 늘었다.
◇사직(롯데 10-6 LG)= 롯데는 2회 1사 후 강민호와 홍성흔의 연속 안타, 조성환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황재균이 3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지만 문규현이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먼저 점수를 냈다.
LG 선발투수 박현준은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전준우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 일단 급한 불을 껐다.
그러자 LG 타자들이 바로 반격에 나섰다. 3회 볼넷으로 살아나간 김태완이 2루 도루 때 롯데 포수 강민호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뛰었고, 손인호의 좌익수 앞 적시타로 득점해 균형을 되찾았다.
하지만 롯데는 5회 문규현이 좌중간 2루타를 쳐 볼넷으로 1루에 나가 있던 황재균을 불러들이면서 다시 앞서갔다. 이어 문규현도 상대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6회에는 1사 후 문규현의 2타점 2루타로 상대 에이스 박현준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고, 김주찬의 내야안타로 추가점을 뽑아 한 발짝 더 달아났다.
다승 공동 선두였던 박현준은 5⅔이닝을 던져 안타와 볼넷을 4개씩 내주고 6실점해 시즌 6패째를 안았다.
LG는 1-10으로 끌려가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김태환의 투런 홈런 등으로 대거 다섯 점을 뽑았지만 롯데를 따라잡기에는 워낙 점수 차가 컸다.
◇대구(KIA 4-0 삼성)= KIA는 3회 이현곤의 안타와 이용규의 볼넷, 이종범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의 기회에서 이범호의 2루수 땅볼로 선제점을 뽑았다.
3회에는 안치홍과 김주형의 2루타로 가볍게 한 점을 보탰다.
이범호가 5회 1사 1루 볼카운트 1-2에서 차우찬의 시속 129㎞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승부의 추는 점점 KIA쪽으로 기울었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등 지난 2일 대구 롯데전 이후 13일만에 등판한 차우찬은 5회까지 홈런을 포함해 7안타 3볼넷으로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와 결국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반면 윤석민은 5회까지 상대 15타자를 맞아 단 한 명도 1루로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6회 선두타자 이영욱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처음 1루에 살아나갔을 정도로 이날 삼성의 방망이는 윤석민 앞에서 맥을 못 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