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김정은 후계 체제 앞날은?

입력 2011.09.28 (07:05)

수정 2011.09.28 (15:01)

[김용호 객원 해설위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지 꼭 1년이 됐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20대 젊은 나이에 일약 대장계급장을 달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됐습니다. 당대표자회의에서는 계급으로는 상급자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보다도 먼저 호명되면서 명실상부한 후계자지위를 공식화했습니다. 이후 지난 1년간 김정은은 아버지와 함께 여러 공식석상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후보자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후계구도가 순탄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당장 내년에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하기엔 경제사정이 턱없이 나쁩니다. 인민들에게 나눠줄 식량도 부족한 데다 엘리트그룹의 충성을 유도할 자금이 부족합니다. 그래선지 지난 1월8일 김정은의 생일에도 이렇다할 행사가 없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중국으로, 또 러시아로 직접 나가 서 경제협력이나 물자지원에 안간힘을 써야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선군정치를 계승하기위해 필수조건인 군부장악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후계자시절 김정일 위원장은 조명록이나 이을설, 백학림 등 김일성 주석의 소년병으로 전장을 누빈 혁명1세대 출신들의 보좌를 받았습니다. 반면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과 리영호 총참모장이 후견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성택은 실세로 알려져있지만 관료출신이어서 북한군부에 대한 영향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총참모장 리영호도 대장계급에서 2년도 채 안 돼 차수로 고속승진한 인물이어서 군부의 존경과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현재 폴란드 대사로 나가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이 철저하게 은둔생활을 하는 것과는 달리 김정은의 형제들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있습니다. 특히 김정남은 우리 언론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공연히 후계체제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김위원장이 후계자일때에 비해 그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겁니다.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가 성공하려면 결국 할아버지 김일성주석의 말처럼 모든 인민이 “이밥에 고기국”을 먹는 경제적 성취가 최우선 과제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처럼 김왕조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북한경제의 빗장을 닫아만 놓는다면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북한이 지금 필요한 것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주는 일회성 링거주사가 아닙니다. 북한 인민의 염원인 이밥에 고기국을 먹게 하려면 남한이 내민 손을 잡고 경협과 개방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결단만이 김정은 후계구도가 자리잡는 유일한 길임을 북한당국은 잊지말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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