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다시 뛰는 전셋값, 다잡을 해법 없나?

입력 2011.09.28 (22:06)

<앵커 멘트>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전세난이 올해 내내 계속되고 있습니다.



봄 이사철이 끝나고 주춤하던 전셋값 오름세는 가을 들어 또 고개를 들면서 올 한해 상승률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 물건은 아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먼저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대기업 과장 허 현 씨, 두 달 째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았지만 파주의 2억 짜리 집을 팔아도 돈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녹취>은평뉴타운 공인중개사 : "24평 전세 금액이 2억 2천에서 2억 3천 정도..."



그나마 매물도 없는 상태, 109 제곱미터 짜리 아파트 한 채뿐입니다.



결국 다시 경기도로...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도 치솟은 전셋값에 남는 건 자괴감 뿐입니다.



<녹취>허현(대기업 과장) : "알아주는 대기업에 10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살 수 없다는 현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냐라는 생각이 들고."



서울의 한 아파트, 결혼을 앞둔 김민수 씨가 이사 온 전셋집입니다.



80제곱미터의 전세값이 1억 8천만 원, 3천만 원은 대출로 채웠습니다.



<인터뷰>김민수(예비 신랑) : "내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고 저축해야 되는 것도 급한데 일단 대출금부터 갚으면서 시작해야 된다는 거가 상당히 부담이 크죠."



올 들어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은 9.1% 9년 전 2002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최근의 금융 위기가 계속되면 매매는 위축되는 반면 전세 수요는 오히려 늘면서 전세값은 또 다시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질문>



현장을 취재한 이병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서울에서 웬만한 전셋집은 대부분 억대라고 하죠?



<답변>



그렇습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조사했더니 서울의 3.3제곱미터당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8백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1년 4개월 만인데요, 7백만 원대로 진입하는데 3년 4개월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2년이나 준 겁니다.



이러다보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3가구 중 한 가구의 전셋값이 2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전셋값이 급등했다는 얘기입니다.



전셋집이 모자라 가격이 오르는 건데요.



이런 전세난 속에서도 빈집은 계속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구주택조사 결과 전국의 멀쩡한 빈집이 70만 채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에만 26만 채나 됩니다.



왜 이런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노윤정 기자가 불 꺼진 아파트,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둠 속에 윤곽만 드러낸 아파트.



아직 공사 중인 것 같지만 아닙니다.



이미 1년 전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입니다.



드문드문 불빛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텅 비어있습니다.



<녹취> 인근 주민 : "다 비어있어요. 저건 위장하느라고 항상 켜놓고, 여섯 집만."



할인 분양으로 분양률 40%를 겨우 넘긴 이 아파트는 입주율은 28%에 그치고 있습니다.



건설사와 입주민 사이 분쟁이 잇따르면서 잔금을 내지 않고 입주를 미루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미분양 아파트 주민 대표 : "고분양가에 분양을 받았는데 기반시설도 안돼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억울하니까 입주하지 않는 거죠"



지난달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2만 7천여 가구.



전세난 속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미분양의 60% 이상이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이기 때문입니다.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전세 난민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 "중대형 물량이 지나치게 과잉공급 됐었던 것도 있고 금융위기도 있었고...사람들 심리가 확 꺾인 거예요."



불을 밝히지 못하는 유령 도시.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미분양 주택의 현 주소입니다.



한쪽에선 집이 없어 난리고 또 다른 쪽에선 집이 남아 돈다고 난립니다.



정부는 올해 세 차례나 전세 대책을 내놨었죠.



과연 언제쯤 효과를 볼까요.



김원장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김포 한강신도시의 이 아파트는 800여 가구가 모두 59제곱미터로, 크기가 같습니다.



견본주택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세난에 시달려온 실수요자들입니다.



<인터뷰> 추인자(서울 서초동) : "전세값이 워낙 상승률이 높으니까 그 가격으로 외곽으로 나오면 그것도 새 아파트를 살 수 있으니까."



건설사들이 수도권 일대에서 앞다퉈 짓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 10만 채가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되기 시작합니다.



정부의 도심형 생활주택이나, 입주를 앞당긴 공공임대주택도 이 무렵 입주가 가능해, 내년 하반기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주택 바우처제’ 같은 선진국 정책을 우리 현실에 맞춰, 내년 초쯤 종합 전세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특히 다양한 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전세대책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우리의 임대주택 비율은 4.1%로, 유럽국가들이나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한상완(현대경제연구원) : "월세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면 노인들은 노후 생활자금에 부담이 생기는 거죠. 또 젊은 신혼부부들이 재산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집니다."



또 보금자리 분양 주택을 작은 중소형으로 공급하고,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도 전세난 해법 중 하나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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