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의 '갤럭시 넥서스' 행사장에서 모습이 공개된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스마트폰 OS(운영체제)와 태블릿 OS를 통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으며 획기적인 신기술을 적용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였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공개 이전에는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용 OS인 '진저브레드'와 태블릿용 OS인 '허니컴'으로 나뉘어 있어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OS를 고려해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두 번씩 만들어야 했던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스마트폰·태블릿 공용 OS로 공개되면서 이런 번거로움은 사라지고, 일단 개발을 완료하면 두 가지 스마트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혁신적인 신기술도 많이 채용됐다. 자신의 얼굴을 스마트폰에 비추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풀어주는 '페이스 언록(face unlock)' 기능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특정한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했던 이전 방식보다 한층 진일보한 것이다.
또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Field Communication)을 이용해 안드로이드폰끼리 인터넷 주소나 지도, 애플리케이션 등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빔' 기능도 획기적이다.
'페이스 언록' 기능은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 넥서스가 시연자의 얼굴을 한동안 인식하지 못해 화제가 됐지만, 두 스마트폰의 등을 맞대고 어느 한 쪽의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반대쪽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정보가 전달되는 '안드로이드 빔' 기능은 수차례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편의성 면도 상당히 개선돼 그동안 아이콘·애플리케이션 위주였던 화면에서 위젯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위젯은 날씨나 주가 등을 스마트폰 바탕 화면에 상시로 띄워놓아 별도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아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자주 쓰는 기능을 위젯화해 바탕화면에 설정해 두면 빠르게 원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아 폴더로 만드는 기능도 추가됐다. 단순히 한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곳으로 끌면 폴더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폴더 기능은 애플 iOS의 폴더와 일부 비슷한 면이 있어 논란이 생길 여지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을 할 때 카메라 셔터의 동작이 늦어 중요한 장면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셔터 동작은 터치하는 순간과 거의 차이가 없이 작동하는 등 반응 시간을 개선했다.
동영상을 찍듯 셔터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자동으로 파노라마 사진이 촬영되는 기능을 추가했고, 사진 편집 도구도 업그레이드했다.
크롬 브라우저와 지메일 기능 등 자사의 다른 데스크톱·인터넷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노렸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크롬 브라우저는 16개의 탭을 열 수 있으며,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한다.
또 지메일은 더욱 편리해진 화면 구성과 함께 최근 30일간 메일에 대한 오프라인 검색 기능을 지원했다.
'홈' 버튼과 '뒤로 가기' 버튼이 있었던 전작과 달리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탑재된 갤럭시 넥서스에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버튼이 없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겉으로 보이는 '물리적 키보드' 대신 그때그때의 상황과 쓰임새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가상 버튼이 생긴다.
그 밖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OS 차원에서 통합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상태에서 SNS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이런 변화는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이 이날 발표에서 밝힌 ▲단순함 ▲아름다움 ▲스마트를 넘어섬(beyond smart) 등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3가지 목표(goal)와 관계돼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나뉘어 있던 OS를 통합한 것은 간단명료하고 직관적인 OS를 만들기 위해서이며, 기기의 버튼을 모두 없애고 가상 버튼으로 대체한 것은 아름다운 OS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혁신적인 각종 신기술의 적용은 '스마트'를 넘어서는 OS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