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사상 초유의 5연패를 노리는 최강 삼성화재가 '몰방 배구'라는 비판적인 시선을 털어버리고 균형을 맞춘 좌우 쌍포를 들고 다시 코트 점령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것은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26)의 활약이었다.
박철우는 세트 스코어 1-2로 뒤져 LIG손보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던 4세트에 8점을 터뜨리며 해결사로 나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23득점과 공격 성공률 62.86% 등 기록도 좋았다. 공격 점유율도 29.41%로 팀의 주포답게 제 몫을 했다.
새 팀에 적응하지 못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렸던 지난 시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의 주포로 활약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남자부 첫 자유계약(FA) 선수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박철우는 지난 시즌 39경기에서 479득점과 공격 성공률 50.79%에 그쳐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박철우가 살아나면서 삼성화재의 공격도 한층 활기를 되찾았다.
초반 맹활약한 가빈이 2세트부터 부진에 빠져 역전패 위기에 몰렸던 삼성화재는 4세트부터 세터 유광우가 박철우에게 적절히 볼을 분배하면서 역전승의 계기를 만들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가빈이 첫 세트에 힘을 다 써버린데다 유광우의 토스가 너무 가빈에게 몰려 집중 블로킹을 당했다"면서 "3세트를 마치고 유광우에게 '박철우를 살리지 못하면 못 이긴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부진했다고는 하지만 가빈의 파괴력은 여전했다.
1세트에만 78.57%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11점을 올린 가빈은 5세트에도 결정적인 순간 강타를 뿜어내 승부처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화제를 모았던 부항 자국이 이날도 오른쪽 어깨에 선명했고,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도 동료에게 끊임없이 파이팅을 불어넣는 등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이제는 완전히 팀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박철우와 가빈이 모두 좋은 활약을 하면서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구상했던 강력한 쌍포를 비로소 정상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박철우는 "비시즌 동안 준비를 많이 했지만 그보다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강해진 것 같다"면서 "결혼을 하면서 한 걸음이라도 더 뛰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