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천하에 무서울 게 없던 카다피였지만 자신이 태어난 고향, 그것도 좁은 배수관에 숨어 있다 아주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요.
바로 그 현장. 시르테에 이영석 특파원이 들어갔습니다.
<리포트>
시민군과 카다피 세력의 마지막 격전지였던 시르테.
치열했던 교전의 흔적이 도심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카다피의 은신처로 알려진 해안가 고급 주택 지역은 피해가 더욱 큽니다.
카다피를 추적하는 시민군의 포격이 집중된 탓입니다.
<인터뷰>와심 (시민군 병사) : "(카다피가 있었기 때문에) 저격수들이 밤낮으로 우리들을 향해 총을 쏘아댔습니다."
시르테 외곽, 차량 10여 대가 불에 탄 채 나뒹굽니다.
옆에는 시신 70여 구가 방치돼 있습니다.
시르테 함락 직전, 도주하던 카다피를 최후까지 호위하다 공습을 받은 용병들입니다.
간신히 살아 남은 카다피는 3백여 미터를 달아나다 마을 배수관에 몸을 숨겼습니다.
부상을 입은 카다피는 바로 이곳에 숨어 있다 시민군에 생포됐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카이르(시민군 병사) : "뭐야. 어떻게 된 거야.쏘지마!"
<인터뷰>압둘 라흐만(시민군 병사) : "우리를 쥐로 묘사하더니 자신이 바로 쥐처럼 행동하다 붙잡혔습니다."
카다피 자녀 중 유일하게 리비아에 남아있던 차남 사이프도 이곳 시르테 부근에서 포위돼 체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다피 시절 최고의 영화를 누렸던 고향 시르테, 카다피와 몰락과 함께 비극의 마을로 전락했습니다.
시르테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