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제 여야 원내대표간 맺은 한미 FTA 합의가 깨진 데서도 보듯이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을 외치면서도 어렵게 이룬 합의를 너무나 쉽게 파기해 왔습니다.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한국 정치 연속기획, 오늘은 합의를 지키지는 않는 여야의 정치 행태를 고발합니다.
하송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임위 처리가 무산되기 18시간 전.
여야 원내대표는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었습니다.
<녹취>남경필(국회 외통위원장/어제) : "서명이 그대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렇게 뒤집어버리는 민주당, 비겁합니다."
<녹취>김진표(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 의총에서 동의해 주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사인을 했고…"
지난 6월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인상안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국민 앞에 발표까지 했다가,
<녹취>노영민(민주당 원내수석/6.22) : "KBS 수신료 인상안은 6월 28일 오후에 처리하기로 합의한다."
지도부 회의 후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녹취>김진표(민주당 원내대표/6.23) : "일방적으로 처리하고자 할 때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서 막겠다."
지난 2009년 미디어법 처리때도, 2005년 사학법 개정안과,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안 처리 과정에서도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과 합의는 휴지조각에 불과했습니다.
<녹취>우원식(열린우리당 의원) : "합의서 써놓고 왜 그러는 거야. (약속을 안 지켰잖아) 무슨 약속을 안 지켜."
국회 안에서 이뤄진 여야간 합의조차 당리당략에 따라 깨도 그만이라는 구태가 반복되는 한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 요원할 것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