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그리스발 공포'가 다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 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하자, 유럽 증시가 폭락했고, 미국 증시도 이틀 연속 급락셉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질문>
임장원 특파원! 간밤 지구촌 증시 얼마나 떨어진 겁니까?
<답변>
예상치 못한 '그리스발 악재'에 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특히, 유로존 증시는 투매 양상까지 보이며 공황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오늘 5% 이상 폭락하며, 이틀간 8~9%씩 빠졌습니다.
위기 당사국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증시는 오늘 하루에만 7%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뉴욕 증시도 이틀 연속 2% 넘게 급락하며, 이틀간 하락 폭이 6백 포인트에 육박했습니다.
지난주 유로존 위기 대책이 나오며 급등했던 증시가 이렇게 얼어붙은 건 그리스 총리가 갑자기 유로존의 지원책을 수용할 지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국민 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올 경우, 그리스가 부도를 피할 수 없게 되고, 유로존의 포괄적 대책도 뿌리째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인식입니다.
<질문>
지금 그리스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보이는데요, 왜 이렇게 위험한 시도를 하는 겁니까?
<답변>
네, 긴축 재정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정면 돌파해 개혁에 대한 추진력을 얻겠다는 생각, 그리고, 야권이 제기하는 조기 총선을 피하려는 정치적 셈법도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스 일각에선 총리가 투표의 질문을 절묘하게 만들어 투표를 정부 쪽에 '유리하게' 기획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야권도 이런 가능성을 들어 국민투표를 '속임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런 시도 자체가 '위험한 도박'이라며 질타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번 투표가 유로존 전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 등이 오늘 그리스 총리와 긴급 회동을 갖는 등 유로존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분위깁니다.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 시기를 내년 초라고 밝힘으로써, '그리스발 불확실성'이 최소한 두 달간 세계 금융시장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에서 KBS뉴스 임장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