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코리언 특급' 박찬호(38)가 내년 국내 프로 무대에 뛸 수 있도록 '특별 규정'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KBO는 2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신생 NC 다이노스를 포함한 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행위원회를 열고 박찬호의 국내 구단 입단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심의했다.
이에 앞서 한화 이글스는 연고 출신인 박찬호를 영입하겠다면서 현재 KBO 규약에 예외 조항을 만들어 줄 것을 KBO에 공식 제안했다.
최근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재계약에 실패해 무적(無籍) 신세가 된 박찬호는 당장 내년부터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KBO 규약에 따르면 1999년 이전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하려면 무조건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는 한양대에 다니던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다.
박찬호가 내년 8월 열릴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한화가 우선지명권을 행사해서 박찬호를 뽑아도 이듬해부터나 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박찬호는 내년 1년을 쉬어야 한다.
KBO는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회의를 열어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뒤 5년이 경과한 최희섭, 채태인 등을 대상으로 국내 복귀를 위한 드래프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지명 순번을 결정하는 제비뽑기에서 한화만 유일하게 지명권을 얻지 못했다.
한화가 '박찬호 특별 규정'을 요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특별 규정 허용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재덕 한화 단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박찬호를 내년 한화에서 뛸 수 있게 하자는 데에는 대부분 뜻을 같이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노 단장은 "물론 드래프트 없이 선수를 뽑는 것인 만큼 우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무리없이 중지가 모아졌다"면서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겠지만 잘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상일 KBO 사무총장도 "박찬호를 한화에서 뛰게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다음 주 구단 사장단 간담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다"고 말했다.
모 구단 단장 역시 "내년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1순위 지명권 포기 등과 같은 구체적인 문제는 이사회에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박찬호를 내년부터 뛰게 해주자는 데에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구단 사장들은 정식 이사회에 앞서 오는 8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