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엔화 환율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낮은 이자에 엔화대출을 받았던 중소자영업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원금에 이자까지 갚아야 할 돈이 배 이상 오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사업 확장을 위해 5천5백만 엔을 대출받은 오모 씨.
금리가 다른 대출의 절반이라는 말에 엔화 대출을 받았다가 마음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돈을 빌릴 당시 환율은 백 엔에 8백 원 대, 우리 돈 4억 원에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환율이 배 가까이 뛰면서 지금은 원금만 8억 원으로 불어난 겁니다.
<녹취>엔화대출자: "90% 오른 엔화를 갚아낼 능력이 없지요. 악성 사채업자(에게 빌려쓰는) 금액보다 더 높지요."
원금이 커지니 이자도 올라 한 달에 백만 원이 안 되던 이자가 지금은 4백만 원이 넘습니다.
현재 시중 6개 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만 해도 8천억 여 엔, 우리 돈 12조 원이 넘습니다.
일본 금리가 0%에 가깝던 4-5년 전, 은행들이 가계대출 제한 타개책으로 일본에서 돈을 빌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싸게 빌려준 게 엔화가 오를 때마다 말썽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남희(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조달금리 낮은 것을 기반으로 해서 고객들에게 무리하게 대출을 권유한 것이 이러한 엔화 대출의 문제점..."
환율 급등으로 상환 부담이 너무 커지다보니 제때 돈을 갚는 경우는 5%도 채 안 됩니다.
유로존 경제위기로 엔화 가치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