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애덤 스콧(호주)과 손잡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조(組)를 완파했다.
세계연합 대표 선수로 나선 최경주와 스콧은 17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장(파71·6천397미터)에서 열린 제9회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첫날 포섬(2인1조로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서 스티브 스트리커와 짝을 이룬 우즈를 무려 7홀 차로 꺾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7월까지 우즈와 호흡을 맞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를 고용한 스콧이 맹활약을 펼치며 우즈의 프레지던츠컵 연승 행진을 가로막았다.
2번 홀(파5)에서 스콧이 두 번째 샷을 홀 9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최경주-스콧 조는 5,6,7번 홀을 연달아 따내며 기선을 잡았다.
우즈는 5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트렸고 7번 홀(파4)에서도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내며 힘든 경기를 자초했다.
7번 홀까지 4홀을 앞서 나간 최경주-스콧 조는 9번 홀(파4)도 따내며 점수 차를 더 벌렸다.
9번 홀에서 두 조는 나란히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렸으나 스콧의 벙커샷은 홀 50㎝에 붙은 반면 우즈의 샷은 홀과 3m 정도 떨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승부가 결정된 11, 12번 홀(이상 파4)에서도 사실 스콧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11번 홀에서 7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린 스콧은 12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2m 거리에 바짝 붙여 승리의 발판을 놨다.
최경주도 12번 홀에서 2m 거리의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6개 홀을 남기고 최경주-스콧 조가 무려 7홀을 앞서 승부가 싱겁게 갈렸다.
우즈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8회 대회에서 스트리커와 짝을 이뤄 포섬, 포볼에서 나란히 2승씩 챙겼고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도 이겨 5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 첫날 참패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1994년 창설된 프레지던츠컵에서 12번 홀에서 승부가 갈린 것은 1996년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데이비드 프로스트(남아공)가 케니 페리(미국)를 꺾은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우즈 개인으로서도 프로 전향 후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당한 최악의 참패로 기록될 만하다.
우즈는 경기가 끝난 뒤 "상대 조는 출발이 좋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코스도 어려웠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그러나 첫날 경기에서는 미국이 세계 연합팀을 4-2(3승2무1패)로 앞섰다.
이 대회에서는 한 경기를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을 얻고 진 팀은 점수가 없다.
양용은(39·KB금융그룹)-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헌터 메이헌-데이비드 톰스에 6홀 차로 완패를 당했고, 어니 엘스(남아공)-이시카와 료(일본)도 버바 왓슨-웹 심슨에 2홀을 남기고 4홀 차로 졌다.
레티프 구센(남아공)-로버트 앨런비(호주) 역시 미국의 필 미켈슨-짐 퓨릭에 4홀 차로 패했다.
애런 배들리-제이슨 데이(호주)는 미국 대표인 더스틴 존슨-매트 쿠차와 비겼다.
16번 홀까지 2홀을 앞서 승리가 유력했으나 남은 2개 홀을 모두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18일에는 포볼(2인1조로 각자 공을 친 뒤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6경기가 열린다.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첫날 결과(국가 표시 없는 쪽이 미국팀)
▲웹 심슨-버바 왓슨 <4&2> 어니 엘스(남아공)-이시카와 료(일본)
▲빌 하스-닉 와트니 <무승부> 제프 오길비(호주)-찰 슈워젤(남아공)
▲더스틴 존슨-매트 쿠차 <무승부> 애런 배들리(호주)-제이슨 데이(호주)
▲필 미켈슨-짐 퓨릭 <4&3> 레티프 구센(남아공)-로버트 앨런비(호주)
▲헌터 메이헌-데이비드 톰스 <6&5> 양용은(한국)-김경태(한국)
▲최경주(한국)-애덤 스콧(호주) <7&6>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