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은 다 버렸습니다. 제자리로 돌아온 만큼 더 좋은 모습으로 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돌아온 주장’ 홍정호(제주)가 지난 중동 2연전의 힘든 기억을 떨치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해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중앙 수비수로 활약해온 홍정호는 카타르 원정에 대비한 소집훈련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홍철(성남), 윤빛가람(경남), 서정진(전북) 등과 함께 월드컵 대표팀에도 불려가 아랍에미리트(UAE)-레바논과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원정 2연전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도하 알사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까지 합치면 ’중동 3연전’을 치러야 하는 힘든 임무다.
앞서 월드컵 대표팀에서 치른 두 경기에서의 기억은 그리 좋지 못했다.
원래 포지션인 중앙수비수가 아니라 기성용(셀틱)을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했지만 패스 등 공격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허점을 드러냈는 평가를 받았다. 레바논전 이후에는 패배로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이에 대해 홍정호는 22일 인터뷰에서 "카타르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잡생각은 다 버리고 올림픽만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원정 경기를 계속 치른다고 내가 힘들고 치진 모습을 보이면 팀에 피해가 가서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 A대표팀에서 잘 못했던 건 다 잊었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다시 본래 임무인 중앙수비를 맡은 데에는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장으로서 부담도 느끼지만 내 임무를 완수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뒤늦게 본진에 합류한 홍정호는 "동료들이 정말 잘 준비를 해 와서 깜짝 놀랐다. 긴 기간 소집훈련을 한 덕에 조직력이 강해지고 팀이 잘 짜여 있어서 오히려 내가 팀에 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내가 맡은 임무가 있는 만큼 팀 리더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겠다"며 "특히 중동에서 처음 경기하는 선수들 부담을 덜어주는 데에 신경을 쓰려고 한다. (오)재석이 처럼 경험 많은 친구들 얘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정호는 또 "카타르전이 올해 올림픽팀의 마지막 원정경기인 만큼 꼭 승점을 따내 런던 가는 길을 순조롭게 하고 싶다. 우리가 해온 만큼의 경기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