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신인 최진수(22·202㎝)가 ‘슈퍼루키' 오세근(KGC인삼공사·200㎝)과의 맞대결에서 마침내 승전가를 불렀다.
최진수는 2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19점 3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85-76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뛴 양팀 선수 중 크리스 윌리엄스(20점 13리바운드 8도움)와 김동욱(20점4도움·이상 오리온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 3점슛도 고비 때 두 개나 꽂아넣었다.
팀 승부에서는 물론 올 시즌 최고 신인으로 꼽히는 오세근(17점 8리바운드)과의 맞대결에서도 기분 좋게 승리를 챙겼다.
승부처이던 3쿼터 종료 3분35초 전 55-50으로 쫓기던 상황에서 오세근의 공격을 막다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 자유투 득점을 추가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적극적으로 몸을 날렸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오세근 봉쇄법'을 묻는 기자들에게 "진수를 믿어보겠다. 아직 제 기량의 60~70% 수준을 보이는 정도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던 추일승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활약이었다.
추 감독은 "진수가 중간에 큰 실책을 몇 번 해서 나를 죽였다 살렸다 하긴 했다"고 웃으면서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제 역할을 해줬다. 항상 적극적으로 배우려 하고 근성도 있어 가르친 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칭찬했다.
최진수와 경기 후 인터뷰에 동석한 팀 선배 조상현도 "팀에서 많은 역할을 주문받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데도 항상 긍정적이다.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항상 질문해서 알고 넘어가려는 자세가 기특하다"라고 추켜세웠다.
앞서 치른 오세근과의 세 차례 맞대결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신인왕 경쟁구도에 더욱 불을 지핀 최진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정작 "사실 내가 세근 형 라이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최진수는 "올 시즌 세근 형이나 다른 팀 신인들과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져서 본의 아니게 의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신인 경쟁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며 "오늘도 1쿼터에서 세근 형이 워낙 잘했다. 반면에 나는 쉬운 슈팅을 많이 놓쳤다"고 고칠 점을 먼저 짚었다.
그는 또 "시즌 초반에는 파울 관리 요령이 부족했는데 선배들 조언이 많이 도움됐다. 아직 답답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팀에 합류한 (김)동욱 선배한테도 픽앤롤 플레이 때 내곽에서 움직이는 요령 같은 것들을 많이 배우고 싶다"며 의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