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한순철 “김재범 金 자랑에 자극”

입력 2012.08.11 (07:26)

수정 2012.08.1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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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질 대로 무너진 한국 복싱을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은 사실 선수에게는 커다란 부담이자 짐이다.



그러나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28·서울시청)에게는 부담이 아닌 더 힘을 내게 하는 자극제였다.



한순철은 10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준결승에서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리투아니아)를 18-13 판정으로 꺾었다.



한순철은 이로써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한국 복싱 사상 16년 만의 올림픽 결승행을 이뤄냈다. 24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까지는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순철은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너무 기쁘다"면서 해맑게 웃었다.



그는 "감독님이 편한 마음으로 가자고 했다"면서 "감독님 지시에 잘 따라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의 공을 이승배 감독에게 돌렸다.



한순철은 이승배 감독의 전략에 따라 페트라우스카스에게 좀처럼 거리를 내주지 않으며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한순철은 ‘가족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아침에 통화했다"면서 "아내가 두 살배기 딸을 바꿔줬는데, 딸의 목소리를 듣고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인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선수가 찾아왔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한순철은 "(김)재범이와는 선수촌에서 같이 있을 때 친해졌다"면서 "유도에서 금메달을 따고 방에 찾아와서 자랑하기에 그때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재범이가 보는 앞에서 지는 것은 정말 싫어서 이를 악물고 경기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24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더 자극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더 이기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게 한순철의 자세다.



한순철은 12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와 금메달을 놓고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로마첸코는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급에서 1번 시드를 받았다. 한순철은 로마첸코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한순철은 "로마첸코는 두 차례 상대해봐서 많이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그동안의 패배를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결승전까지 오르는데 감독님의 격려가 크게 힘이 되는 등 주위 사람의 도움이 무척 컸다"면서 "반드시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아내와 딸의 이름을 크게 외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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