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중요한 발표를 대부분 오후 4시에 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인수위원 인선 발표나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 청와대 조직개편안 발표 등 차기 정부의 청사진을 가늠할 수 있어 `빅뉴스'로 다뤄지는 중대 발표는 대부분 오후 4시에 이뤄졌다.
오후 4시에 처음 중대발표가 이뤄진 것은 지난 4일 박 당선인이 인선한 인수위원 구성을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발표할 때였다.
이튿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인수위원 인선에 대한 야당의 반발을 반박하는 `발표문'을 브리핑한 것도 오후 4시였고, 11일 윤 대변인이 정부부처의 업무보고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하지 않기로 한 방침을 알린 시간도 오후 4시였다.
지난 15일 인수위의 핵심 업무인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도 애초 오후 4시 김 인수위원장에 의해 발표가 있을 계획이었지만 1시간 늦춰졌고, 21일 청와대 조직개편안 발표는 오후 4시에 이뤄졌다.
여기에 22일 정부부처 업무분장안도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에 의해 오후 4시에 발표됐다.
이러다 보니 인수위 안팎에서는 박 당선인이 중요한 결정 사안이 있을 때 전날 밤 고심을 거듭해 결론을 내린 뒤 `발표를 해도 좋다'는 통보를 다음날 오전 비서실 및 인수위에 전하고, 인수위가 준비작업을 하는 프로세스가 이어지다 보면 오후 4시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있다.
발표 내용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자 오후 시간을 선호한다는 소문도 있다. 오후 4시면 석간신문은 이미 나온 뒤이고, 대부분 조간신문도 마감 시간이 임박하기 때문에 발표 내용을 신중하게 분석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이 시간에 청와대 조직개편안과 정부 하부조직개편안이 일제히 발표된 것을 두고 `자질 논란'이 이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물타기' 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조율을 거친 뒤 지명된 것이 이런 관측의 배경이다.
이에 대해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당선인 측에서 이 후보자를 보호해 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며 "공교롭게도 청문회와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전에 발표해도 좋다는 지침을 받으면 인수위가 발표문안 작성이나 발표범위 조정 등 준비를 거치면 일러야 오후 4시쯤이 된다"며 "다음날로 넘기면 밤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늦더라도 당일에 발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