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챔스 16강 실패한 수원 ‘약이 될까?’

입력 2013.04.23 (22:44)

수정 2013.04.23 (22:46)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전통강호' 수원 삼성에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탈락은 과연 약(藥)이 될까 독(毒)일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약'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수원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호주)와의 2013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으면서 16강 진출의 기회가 무산됐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는 5승1무2패(승점 16)로 '선두' 포항(승점 18)에 이어 2위를 달린 수원이지만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5경기 동안 3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에 그쳤다. 더구나 조별리그 5경기 동안 득점도 단 2점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 '서정원 체제'로 팀을 개편한 수원은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성남 일화를 2-1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30일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전북을 상대로 무려 4년 6개월 만에 승리를 거두고 '전북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또 지난 11일 '최대 라이벌'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도 1-1로 비겨 서울을 상대로 최근 9경기(7승2무) 연속 무패의 기록을 이어가는 등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전통 강호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외형적인 성과 뒤에는 아픔도 있었다. 중원의 핵심인 김두현이 십자인대 파열로 전치 6개월의 중상을 당하더니 '젊은 공격수' 조동건마저 전북전에서 빗장뼈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다.

'인민루니' 정대세도 시즌 초반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는 이번 시즌 1호 해트트릭를 달성해 골 감각을 끌어올렸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에도 수원은 안정된 경기력으로 정규리그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유독 AFC 챔피언스리그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조별리그 5경기 동안 2득점-7실점을 기록,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문제점을 노출했다. 정규리그 8경기 동안 14골을 쏟아낸 수원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유독 외국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감독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결국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지만 오히려 수원은 정규리그에만 집중할 기회도 얻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부진 때문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만큼 조기탈락을 발판 삼아 모든 전력을 정규리그에 쏟겠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조기탈락의 아쉬움을 약(藥)으로 만드는 게 이제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서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드러난 공격과 수비의 문제점은 물론 역습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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