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한이 오늘 오전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개성에서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측에 다시 제안했는데요.
지도를 볼까요? 판문점과 개성 사이의 거리는 8km밖에 되지 않습니다.
승용차로 달리면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요.
6년 만에 열리는 남북 당국간 회담 장소를 놓고 남북이 이렇게 샅바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뭘까요?
국현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측은 어제 회담을 제안하면서 시간과 장소를 우리 측에 일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어제) :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실무 접촉을 제안하면서 개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습니다.
개성공단 정상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오랫동안 접촉을 이어갈 수 있고 그만큼 우리 측의 의도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내기도 쉽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녹취>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 "본회담을 통해 실제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를 사전에 보다 분명히 제기하고 남측의 입장을 타진하기 위한 이와 같은 의도도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실제 2005년 장관급 회담에 앞서 개성에서 열린 실무 접촉은 나흘간 진행됐고, 그 결과 남북 사이에는 장관급 회담의 구체적 일정과 비료 20만 톤 지원 등 구체적인 합의가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측이 판문점을 주장하는 것은 회담을 실무적이고 기술적 문제에 국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남북 모두 접근성이 좋고 장관급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측이 밝힌 이유지만, 실무 접촉에서는 기본적인 것만 논의하고 깊이 있는 내용은 장관급 회담에서 다루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