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감시 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독일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검찰은 30일(현지시간) 자국 전화와 인터넷을 감시하고 유럽연합(EU) 사무실을 도청한 혐의와 관련해 영미 정보기관을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연방검찰은 언론 보도와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상대로 기소를 준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검찰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자감시 프로그램이 독일 국내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정식 수사에 앞서 '믿을만한 실체적 근거'를 확보하려고 관련 주장과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연방검찰은 독일 시민이 개별적으로 미국의 감시 행위를 형사 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주 독일 헤세주(州) 검찰에 고발장이 한 건 이상 접수됐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 최신호는 지난달 29일 NSA가 전자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PRISM)으로 인터넷 통신을 감청에 사용한 것 말고도 미국 내 EU 사무실은 물론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를 겨냥해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21일 영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국제통신 회선에 접속해 전 유럽을 대상으로 통신내용을 감청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두 언론 모두 최근 NSA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주인공인 에드워드 스노든을 통해 비밀문건을 받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네 로이토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장관은 "우리의 우방인 미국이 유럽을 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다. 언론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냉전 당시의 적대국에 대한 행위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독일의 이런 움직임에 프랑스도 가세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미 당국에 슈피겔 기사에 관한 해명을 요구했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그런 간첩활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짓"이라고 밝혔다.
파비위스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언론 폭로로 제기된 정당한 우려에 대해 미국 측이 가능한 한 빨리 답변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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