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를 하려면 후반기 대반전이 필요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이번 주 선두 삼성 라이온즈, 3위 넥센 히어로즈와 운명의 6연전을 치른다. KIA의 4강 대열 합류 여부뿐만 하니라 시즌 4강 판도에까지 영향을 끼칠 승부처다.
KIA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의 3년 연속 우승 꿈을 깨뜨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좀처럼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더니 급기야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위까지 추락,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다급한 처지가 됐다.
KIA는 지난 17일 전반기를 마감할 때 4위 두산에 1.5경기 차 뒤진 5위였다. 하지만 후반기 첫 주를 보내고 난 29일 현재 4위 두산과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LG와 대결에서 1승2패의 성적을 낸 뒤 막내구단 NC에 이틀 연속 역전패를 당하고 나서 28일 안치홍의 9회 석 점짜리 홈런으로 겨우 연패에서 벗어났다.
갈 길은 바쁜데 부진은 투·타를 가릴 것이 없었다. 지난 여섯 경기에서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6.04에 이를 만큼 마운드가 맥없이 무너졌다. 팀 타율도 0.242로 시즌 타율(0.271)에 훨씬 못 미쳤다.
이번 주 KIA가 걸어야 할 길은 더 험난하다. KIA는 안방인 광주구장에서 30일부터 삼성과 3연전을 치르고 다음 달 2일부터는 넥센과 격돌한다.
KIA는 올 시즌 삼성과의 9차례 맞대결에서 1승8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게다가 KIA와 달리 삼성은 후반기 들어서도 투·타의 짜임새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주 5승1패를 기록하며 2위 LG를 2.5경기 차로 벌리고 본격적인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근 여섯 경기 평균자책점은 2.79로 1위, 타율은 0.310으로 3위에 올랐다.
KIA는 넥센에 올 시즌 5승3패로 앞섰다. 하지만 넥센 또한 선두 싸움을 벌이다가 삼성에 5게임 차로 뒤진 3위까지 처진 터라 쉽게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 넥센은 주중 한화와 홈에서 3연전을 치르고 KIA 앞에 선다.
4위 두산과 5위 롯데가 30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벌일 3연전도 볼만하다.
두산은 지난주 3승3패로 5할 승률을 기록하며 4위를 지켰다. 롯데는 지난주 꼴찌 한화에 3연승하는 등 4승2패를 거둬 전반기 6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롯데는 두산과의 경기 후 나흘을 쉬게 돼 있어 힘을 아낄 이유가 없다.
선두 삼성과 2위 LG가 주말 잠실구장에서 벌일 맞대결도 '빅매치'다. 삼성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지, 아니면 LG가 선두 탈환의 발판을 놓을지 관심을 끈다.
개인 기록에서는 홈런왕 2연패를 노리는 넥센 박병호(21개)와 2011년 홈런 1위 삼성 최형우(20개)의 뜨거운 '대포 싸움'이 계속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