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재조합 수원 ‘우격다짐 제로톱’ 주목

수원 삼성이 허물어진 공격진을 재조합해 위기를 돌파했다.

수원은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날 수원의 공격진은 새로 구성돼 경기를 앞두고 불안한 감이 있었다.

수원이 후반기를 앞두고 스테보, 라돈치치 등 외국인 공격수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판 스트라이커 정대세마저도 발등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조동건을 최전방에 세우고 처진 공격수에 중국 리그에서 급히 데려온 산토스를 포진했다.

좌우 날개는 홍철, 서정진이 맡았다.

서 감독은 "우리 팀에 스트라이커가 사라졌다"며 "조동건도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정대세가 2∼3주 뒤에 돌아올 때까지는 스트라이커 없이 강제로 '제로톱'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부산의 사령탑은 지난 시즌까지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윤성효 감독이었다.

윤 감독이 수원을 속속들이 아는 터라 승부가 더 부담스러웠으나 승리는 수원의 몫으로 돌아왔다.

왼쪽 날개인 홍철이 선제골을 뽑았고 원톱으로 나선 조동건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서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빠져나가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유기적인 패스가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겨우 일주일째 수원에서 발을 맞췄음에도 승리에 힘을 보탠 산토스를 칭찬했다.

아울러 정통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원톱 자리에서 득점한 조동건도 선전했다고 격려했다.

수원은 내달 3일 수도권 라이벌 FC서울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슈퍼매치'를 치른다.

서 감독은 서울과 경기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공격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더 강조되는 제로톱을 꺼내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서울은 우리에게 많이 패배했기 때문에 오기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어 적절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