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일본인 미드필더 마스다(28)가 멀티골을 올리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선두 수성을 이끌었다.
마스다는 31일 열린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경남FC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막판 결승골과 쐐기골을 홀로 책임졌다.
후반 32분에는 프리킥으로, 10여분 뒤에는 문전에서의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마스다의 올시즌 공격포인트는 7로 늘어났다. 김신욱, 한상운에 이어 팀내 3위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마스다의 활약은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상이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출장 횟수, 공격포인트 등 기록 면에서나 팀 공헌도 면에서나 올시즌 아시아쿼터 최고 선수는 마스다"라고 단언했다.
정상급 패싱력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는 최근 몇년간 울산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였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철퇴 축구'에 세밀함을 더해줄 공격형 미드필더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일본 선수들이 연봉이 비교적 낮은 한국행을 원하지 않는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영입 시도는 대부분 불발됐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아키(28)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지만 그는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김 감독을 실망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축구계 관계자가 김 감독에게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뛰던 마스다를 추천했다.
김 감독은 "경기 영상은 봤지만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은 보지 못한 상태에서 뽑았다"면서 "다만 일본 선수들의 패싱력이 워낙 좋다는 점을 믿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마스다는 시즌 초반부터 팀에 빠르게 자리잡았다.
일본산(産) 미드필더 특유의 적시 적소에 찔러주는 정교한 패스는 물론이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팀 플레이로 울산의 허리를 책임졌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지만 워낙 활동폭이 넓은 까닭에 그가 홀딩 미드필더라고 착각하는 축구팬도 많을 정도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처럼 많이 뛰고 투쟁심도 강한데다 패스까지 잘한다. 마스다는 한국 축구에 최적화된 일본 선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 선수는 K리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일본 선수들이 몸싸움을 기피하고 '예쁜' 패스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거친 K리그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는 것이다.
K리그 첫 일본 선수로 2002시즌 성남 일화 우승의 숨은 공신이 된 수비수 가이모토 이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일본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은 이 같은 속설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일본 축구에 파워가 없다는 말은 옛말이 됐고 마스다의 K리그 안착이 이를 증명한다고 보고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일본도 강한 압박을 전제로 하는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선수들이 많은 활동량과 강한 몸싸움을 장착하게 됐다"고 진단하면서 "마스다의 성공은 일본이 예쁜 축구를 고집한다는 말은 이제 편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대길 위원도 "거칠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리그인 K리그에서 마스다의 플레이가 통하고 있다"면서 "일본 축구는 피지컬 면에서도 한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