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때문에 선수를 나무라지는 않습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5) 감독은 팀이 실책 1위에 올랐음에도 크게 낙담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90% 이상을 해주고 있다"며 남은 페넌트레이스에 대한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는 올 시즌 잊지 못할 게임 가운데 하나"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넥센은 전날 삼성전에서 5-4로 앞서던 6회 2사 이후 김상수의 볼넷과 정형식의 안타로 2사 1, 2루의 기회를 내줬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에게 마운드를 믿고 맡겼다.
결과는 참담했다. 후속타자 박한이가 나이트에게서 안타를 뽑아냈고, 여기서 중견수 이택근은 주자의 홈 쇄도를 막고자 빠른 수비를 펼치다가 타구를 빠뜨리고는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이택근이 실책을 저지른 사이 타자 박한이를 포함한 삼성의 모든 주자는 홈을 밟았다. 분위기가 삼성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타이밍에 맞춰 투수를 교체하지 않은 자신을 탓하던 염 감독은 "이택근의 수비 실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주저앉지 않고 타구를 곧장 쫓아갔더라면 박한이는 못 들어왔겠지만 결코 실책을 탓하면서 선수를 향해 얼굴을 붉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택근 외에도 문우람까지 실책을 저질러 넥센은 모두 92개의 실책으로 롯데(90개)를 누르고 이 부문 1위에 오르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염 감독은 여전히 올 시즌에 대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이런 말을 꺼내기는 이르다는 걸 알지만 올 시즌 목표했던 바는 충분히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10명의 선수 가운데 9명은 제 역할을 해주며 90%가 넘는 성과를 보였다"고 자신했다.
더불어 "지금은 매 경기가 승부처인 시점"이라면서 "순위를 올리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만큼 계속해서 승수를 더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위 삼성과 2위 LG에 각각 2.5경기와 2경기를 뒤진 채 3위를 지키는 넥센은 이날까지 페넌트레이스 8경기를 남겼다.
실책 1위라지만 홈런 선두(117개), 타점 2위(570점), 득점 2위(608점) 등 여러 부문에서 선두권을 다투는 만큼 넥센으로서는 아직 희망을 얘기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