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농구, ‘43년 만에 亞 최강’ 우뚝

입력 2013.11.04 (07:25)

수정 2013.11.04 (09:09)

일본 여자농구가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일본은 3일 태국 방콕에서 끝난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일본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70년 이후 무려 43년 만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로는 중국, 한국에 늘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일본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며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중국도 일본에 15점 차까지 끌려 다니다 패했고 한국 역시 풀리그와 결승에서 두 차례 만났지만 결국 두 번 모두 패하고 말았다.

일본 대표팀 전력의 핵심은 키 192㎝의 센터 도카시키 라무다.

도카시키는 이날 결승에서도 20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국의 리바운드 합계인 19개와 맞먹는 수치를 혼자 잡아냈다.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도카시키는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데다 올해 나이가 22살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농구에 커다란 벽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또 두 명의 '똘똘한 가드'들인 오가 유코(31)와 요시다 아사미(26)가 전개하는 속공은 무시무시한 위력을 갖췄다.

이 세 명을 축으로 정확한 3점포를 장착한 미야모토 미치코 등이 힘을 보태면서 일본은 어느덧 한국과 중국을 뛰어넘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일본이 이렇게 포지션 별로 좋은 기량의 선수를 보유하게 된 것은 풍부한 저변에 힘입은 바 크다.

일본에는 여고 농구부가 4천 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고 농구팀에 선수가 부족해 세 명, 네 명이 뛴다는 뉴스가 더는 뉴스가 아닐 정도로 선수층이 빈약하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을 가면 부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일본은 지금 대표팀에 들어와 있지 않은 선수 중에서도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대표팀 골밑을 책임진 신정자(KDB생명) 역시 "일본 센터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며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력상 열세를 시인했다.

이미 중고등학교 경기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밀린지 오래됐다.

그동안 성인 대표팀에서는 고참 선수들의 분전으로 한국이 우위를 점했으나 정선민, 박정은 등이 은퇴하고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도 30대 중반을 향하는 시점에서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선 일본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