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최강’ 스퍼트…기록 단축도 가능

입력 2013.11.10 (10:35)

수정 2013.12.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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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거듭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빙판을 호령하는 비결은 단연 폭발적인 가속 능력에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식홈페이지의 선수 프로필에도 등재될 만큼 유명해진 '꿀벅지'라는 별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탄탄한 하체에서 나오는 스피드가 이상화의 경쟁력이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1,000m에도 적극 출전해 마지막까지 힘을 짜낼 체력을 보강하면서 이상화의 후반 스퍼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속도를 얻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각종 기록을 정리한 사이트인 '스피드스케이팅스태츠닷컴'에 정리된 역대 '플라잉 랩'(일주 기록)을 보면 이상화의 스퍼트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500m에서는 첫 100m 이후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의 기록이 유일한 랩타임이 되는데, 이상화는 이 기록 역대 1∼4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10일 월드컵에서 세계신기록(36초74)을 경신할 때 랩타임이 26초53으로 가장 빨랐고, 올해 1월 종전 세계기록(36초80)을 세울 때에는 26초54로 2위에 올랐다.

올해 다른 레이스에서도 26초59, 26초60을 각각 찍어 역대 3∼4위를 기록했다.

여자 선수를 통틀어 26초60 이하의 랩타임을 보유한 선수는 이상화뿐이다.

이상화는 특히 역대 랩타임 '톱50'에 무려 13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100m 이후 스퍼트에 있어서만큼은 역대 최강이라 자부할 만하다.

특히 이 가운데 8차례가 지난 시즌과 올 시즌에 걸쳐 나왔다.

역대 10위권에 기록된 5번의 랩타임은 모두 올해 작성된 것이다.

그만큼 1,000m를 병행하며 체력을 닦은 결과로 최근 들어 가속도에 훨씬 탄력이 붙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반 이후에 붙는 폭발적인 속도와 달리 이상화가 예나 지금이나 스스로 '약점'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스타트다.

실제로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세계 정상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하지만, 발전의 여지도 보인다.

세계기록을 세운 이날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100m 구간을 10초21만에 통과했다. 앞서 세계기록을 작성할 때 찍은 자신의 종전 100m 최고기록(10초22)을 100분의 1초 앞당긴 것이다.

더는 '약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그러나 2007∼2009년 신기록 행진을 벌이던 예니 볼프(독일)의 기록과는 아직 차이가 있다.

볼프는 37초02의 신기록을 세운 2007년 11월 캘거리에서 첫 100m를 10초13만에 통과했다.

기록을 37초00으로 단축한 2009년 12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도 100m 10초19를 기록하는 등 10초20 이내의 기록을 여러 차례 작성했다.

중반 이후 스피드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는 이상화가 초반 기록까지 볼프에게 조금 더 다가간다면 세계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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