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을 상대로 7경기에서 무려 6승1무를 거두며 '천적'임을 과시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은 '냉정함'을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황 감독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치고 "선제골을 내줘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수들이 냉정하게 풀어간 덕분에 이겼다"고 자평했다.
이날 포항은 전반 2분 만에 수원 산토스에게 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이명주와 고무열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두 울산(승점 70)이 최근 5연승의 '고공비행'을 하는 가운데 포항도 3연승을 달리며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30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포항은 9월 초부터 부진에 빠져 울산에 선두를 내줬으나 최근 3연승을 달리며 힘을 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잡으려는 5위 수원의 절박함도 포항의 선두 탈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전반 31분 포항은 김승대의 패스를 이명주가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29분에는 고무열이 신광훈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이명주와 고무열은 각각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쌓았고, 신예 김승대도 지난 3일 부산전(1골 1도움)에 이어 도움을 추가하는 등 그야말로 '해줘야 할' 선수들이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공격진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변화에 선수들이 잘 적응했다"고 승리의 비결을 귀띔했다.
특히 결승골의 주인공인 고무열에 대해서는 "측면에 세웠다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전술을 택했는데 전방으로 투입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포항은 정규리그에서 전북 현대, FC서울, 울산과의 대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울산에는 아직 승점 5차로 뒤져 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을 염두에 두고 대한축구협회(FA)컵 2연패에 욕심을 냈을 정도로 정상을 향한 포항의 열망은 크다.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황 감독은 "패스 플레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하기 어렵다"면서 "FA컵에서 우승하고서 어린 선수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더 갖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울산과 맞붙는 팀들이 이겨주면 좋겠지만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