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황선홍 “기적 같은 우승, 다음은 亞 챔스”

입력 2013.12.01 (17:19)

수정 2013.12.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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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역전 우승을 달성한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45) 감독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감격에 젖었다.

    황 감독은 1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이긴 뒤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겨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적 같은 일"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울산에 승점 2차로 뒤지던 포항은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준우승의 기색이 짙었으나, 후반 추가시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해 승점 74로 울산(73)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황선홍 감독은 "전반에 먼저 득점하면 제로톱으로 상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끌려나오지 않아 고전했다"면서 "승부수를 띄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후반 5분에 실행에 옮겼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이 4분 주어졌을 때는 '기적같은 일이 과연 벌어질까' 생각했는데 '이런 게 기적이구나' 싶었다"며 가시지 않은 감동을 전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 팀을 꾸린 포항은 올 시즌 '스틸타카'(스틸러스 티키타카)로 불리는 패스 축구를 앞세워 6년 만에 프로축구 정상을 되찾았다.

    체계적인 유소년팀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토종 군단'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지며 초반 '돌풍'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2011시즌부터 '친정팀'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세 번째 시즌 만에 팀을 우승까지 이끌어 '명장' 반열에 올랐다.

    황 감독은 한 해를 돌아보며 "조직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앞으로 좋은 축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우승으로 포항은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오르는 성과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 초반 더블(2관왕)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다"면서 "정규리그에서도 계속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과정에 더 충실히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 "선수들과 약속한 부분은 지킨 것 같다"면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충분히 걸었다고 본다"고 만족감도 드러냈다.

    특히 "김승대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 자기 플레이를 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면서 "감독으로서 그런 사례를 많이 만드는 건 의무"라며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맛본 그는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하다"면서 "너무 극적으로 갑자기 이렇게 됐는데 내일 신문에 기사가 많이 나오면 느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외국인 없는 선수단은 올 시즌 포항의 상징이었지만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한 약점이 발목을 잡으면서 위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올해 단기 부상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터라 내년에는 구단과 상의해 보완할 것"이라면서 "더 큰 목표로 가려면 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더 큰 목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게 꿈"이라면서 "기회를 잡았으니 내년에 다시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팬들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만큼 저는 더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야 한다"면서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오늘 결승골을 넣은 김원일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1년을 달려왔다"면서 "모든 선수가 무척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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